제이크 설리반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해 8월 워싱턴 백악관에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중국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16일(현지시각) 미국의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CNAS) 대담에서 지난 13일 룩셈부르크에서 양제츠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과 만나 논의한 내용을 소개하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이 또 다른 핵실험을 준비 중이라는 우려를 표명했다”며 “중국 쪽에도 이런 우려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푸딩 맛은 먹어봐야 알 수 있다.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지켜보자”고 덧붙였다.
북한은 2018년 북-미 협상을 앞두고 폭파했던 풍계리 핵실험장의 3번 갱도 등을 최근 복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북한이 곧 7차 핵실험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한-미 정보당국 등에서 잇따르고 있다.
미국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의 협력을 주문하고 있지만, 중국은 먼저 미국의 대북 제재 완화와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 등 선제조치가 필요하다며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26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도 미국이 주도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제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설리번 보좌관은 양 정치국원에게 중국의 러시아 지원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러시아에 직접 군사 지원을 하는 것을 보지 못했지만, 중국이 서방의 러시아 제재를 따르려고 노력하는 것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이 문제에 매우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며 “우리는 특히 지원이나 제재 회피 제공에 관해 (중국을) 강력하게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대만 문제도 의제로 다뤄졌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직면한 도전과제는 중국이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행동에 점점 더 많이 관여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런 행위에 단호히 맞서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세계의 최강대국이 되면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고 경제적으로도 좀 더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마련하려는 노력이 어려움에 부닥칠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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