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각)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유럽중앙은행(ECB). 신화통신 연합뉴스
유럽중앙은행(ECB)이 27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4.00%에서 4.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유럽중앙은행은 이날 통화정책 이사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4.25%, 수신금리와 한계대출금리를 각각 3.75%, 4.5%로 0.25%포인트씩 올리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7월부터 9차례 연속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간 것이다. 수신금리 3.75%는 유럽중앙은행이 당시 막 출범한 유로화의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던 2001년 당시 최고치와 같다.
유럽중앙은행은 발표한 이날 통화정책 방향에서 “물가상승률이 계속 낮아지고 있지만 오랫동안 높은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물가상승률이 적시에 중기 목표치인 2%로 복귀할 수 있도록 금리를 0.25%포인트 올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유로를 통화로 채택한 국가들인 유로존의 6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5.5%다. 지난해 10월에 비하면 절반으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유럽중앙은행의 목표치(2%)보다는 높다.
다만 물가상승이 완화될 조짐을 보이고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유럽중앙은행이 9월에는 인상을 멈출 가능성도 나왔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향후 경제 지표에 따라 “(9월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있고 동결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금리 인상을 멈추더라도 그 기간이 길진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날 라가르드 총재 발언이 나온 뒤 단기 금융시장에서 전망하는 9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50%에서 40%로 낮아졌다.
이날 유럽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으로 한국(기준금리 3.5%)과 유로존의 기준금리 격차는 0.75%포인트로 벌어졌다. 전날인 26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25∼5.50%로 0.25%포인트 올렸다.
베를린/노지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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