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에서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열린 제20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 개막 일정 참가자들. 타스 연합뉴스
중국공산당은 23일 최고지도부인 7명의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외에 중국의 대내외 정책을 실제 결정·집행하는 정치국원 24명을 공개했지만, 여성의 이름은 없었다. 정치국원이 모두 남성으로만 구성된 것은 1997년 15차 당대회 이후 25년 만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중국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1중전회) 회의 공보에 공개된 정치국원은 총 24명으로 ‘시진핑 2기’ 때 25명에서 한명 줄었다. 기존 정치국원 가운데 유일한 여성이었던 쑨춘란(72) 부총리가 물러났지만, 뒤를 잇는 여성 정치국원은 임명되지 않았다. 한때 선이친(63) 구이저우성 당 서기가 여성 위원 자리를 이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선택받지 못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25년 역사상 처음으로 중국공산당 정치국 위원 중 여성이 없다. 제로코로나 정책을 이끈 쑨 부총리 이후 아무도 지명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중국공산당의 최고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에 오른 여성은 없지만, 1997년 이후엔 관행적으로 정치국원 중 1명을 여성으로 임명해왔다. 시진핑 주석은 이날 정치국원의 수가 한명 줄어든 것이나 여성이 빠진 이유에 대해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다.
정치국원에도 황쿤밍 당 중앙선전부장, 천민얼 충칭시 당 서기, 장유샤 중앙군사위 부주석, 허리펑 국가발전개혁위 주임 등 시 주석의 측근들이 대거 포함됐다. 중국 외교정책의 사령탑 구실을 해온 양제츠 정치국원의 후임으로는 왕이 외교부장이 뽑혔다. 왕 정치국원은 이번달 69살로 ‘7상8하’ 관례에 따르면 은퇴를 해야 하지만 승진했다. 72살로 205명의 20기 중앙위원 중 최고령인 장유샤 부주석도 유임됐다. 그동안 중국 경제를 이끌어온 류허 부총리, 이강 인민은행 총재, 류쿤 재정부장 등도 22일 공개된 205명의 당 중앙위원 명단에 빠져 교체가 확정됐다.
빅터 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학 교수는 이날 <시엔엔>(CNN)에 “중국에 매우 유능한 여성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것은 매우 비극적인 일이라 생각한다. 심지어 당내에도 매우 유능한 여성 간부가 많이 있는데 모든 면에서 그들은 소외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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