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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이 와중에 튀르키예 대통령 “재난은 준비 불가능”…SNS도 차단

등록 2023-02-09 11:35수정 2023-02-09 18:39

8일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지진 피해가 큰 카라만마라스에 도착해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8일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지진 피해가 큰 카라만마라스에 도착해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구조 지연으로 원성이 자자한 튀르키예 지진 현장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재난에 준비돼있기는 불가능”하다고 발언해 뜨거운 비판이 일고 있다. 5월 치러지는 대선에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8일 미국 <시엔엔>(CNN)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사망자수가 가장 많은 튀르키예 남부 하타이주에 방문해 취재진에게 “의심할 여지 없이 우리의 일은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국가 모든 자원을 동원해 재난지역으로 왔다”고 민심을 달래려 했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정부의 대응에 대한 대중의 우려를 일부 인정하면서 “공항과 도로에서 국가의 초기 대응에 몇 가지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통제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제의 발언은 다음에 나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물론 불충분한 점도 있지만 상황이 심각하다”면서 “이 같은 재난에 준비돼있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늑장 대응에 대한 비판 여론에 대해 “일부 정직하지 않은 사람들이 정부의 지진 대응을 거짓말로 비방한 것”이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현재 일고 있는 비판 여론이 정치적 공세라며 “이 시기에 단지 정치적 이익을 위해 악랄하게 부정적 캠페인을 벌이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도 대통령은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며 “우리는 시민들 중 누구도 돌보지 않고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 같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은 사망자가 1만5천여명(9일 새벽 기준)을 넘어서는 대규모 지진으로 아비규환 상황에서 대중이 느끼는 좌절감을 더욱 커지게 만들고 있다고 <시엔엔>은 전했다. 현재 튀르키예에서는 구조 작업 지연, 건물 부실공사 정황, 지진세의 용처 등을 놓고 주민 불만이 절정에 달한 상태다.

8일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지진 피해가 큰 카라만마라스에 도착해 시민들을 다독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8일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지진 피해가 큰 카라만마라스에 도착해 시민들을 다독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지진 후 당국에 대한 비판여론이 뜨겁게 달아오르자 8일께부터 튀르키예에선 주요 소셜미디어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졌다.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인터넷 모니터업체 ‘넷블록스’는 8일 트위터에 “튀르키예 내 실시간 네트워크 데이터 분석 결과, 트위터가 차단됐다. 구조 활동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넷블록스는 “이전에도 튀르키예는 국가 비상상태나 안전사고 때 소셜미디어 접속을 제한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튀르키예에서는 지난달부터 오는 5월 대선을 앞두고 소셜미디어에 게재한 글이 종종 삭제되곤 한다는 시민들의 원성이 높았다.

한편, 8일 튀르키예 경찰은 소셜미디어에 자극적인 내용을 게재한 혐의로 5명을 체포하고 18명을 구금했다고 밝혔다. 튀르키예 내부에선 인터넷 제한에 대한 당국의 조처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다. 튀르키예의 유명 언론인 파티흐 알타이리는 트위터에 “모든 구조대가 트위터와 소통하는 동안, 반대 의견을 침묵시키기 위해 트위터를 끄는 것은 참 좋은 생각”이라며 “당신(에르도안 대통령)에게는 좋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튀르키예의 배우이자 코미디언 셈 일마즈도 트위터에 “트위터가 생명을 구하는 데 유용할 수 있을 때 제한하는 게 설명이 가능한가? 3일 동안 많은 혜택을 받은 이럴 때?”라고 반문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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