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각)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맨 왼쪽부터),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 박진 외교부 장관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뮌헨/ 노지원 특파원
18일(현지시각)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발사한 뒤 한·미·일 외교 수장이 독일 뮌헨에서 직접 만나 북한을 향해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17∼19일 독일 바이에른주 뮌헨에서 59회 뮌헨안보회의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박진 외교부 장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은 이날 오후 5시20분께 회의장인 바이어리셔 호프 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했다. 북한은 한국시각으로 이날 오후 5시22분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 상으로 장거리 탄도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쐈다.
기자회견에서 먼저 말문을 연 블링컨 국무장관은 “북한이 또 다시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 일본의 배타적 경제 수역에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몇 달 동안 이런 일이 종종 있었다. 이번에도 북한이 여러 차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며 도발적 행동을 한 것이다. 우리는 다른 국가들이 이번 조치를 규탄하고 효과적인 제재 집행을 포함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중국, 러시아를 겨냥한 듯 “북한과 함께 해온 국가들은 북한을 지금과 같은 길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 이(제재)를 활용해야 한다”고 짚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오전 뮌헨에서 주요 7개국 외교장관이 만나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논의한 사실을 전하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과 관련해 “우리는 수개월에 걸쳐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 대화할 것임을 분명히 해왔다”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우리 동맹의 안보에 대한 헌신을 더 공고히 하는 것일 뿐”이라고 했다. 동맹인 한국과 일본의 안보에 대한 미국의 약속이 “철통”같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블링컨 장관에 이어 발언한 하야시 외무상은 “북한이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분석하고 있다”며 북한이 쏜 미사일이 미국 대륙 전체에 닿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을 촉구했다. 그는 “주요 7개국 회원국은 오늘 발사를 규탄하고 유엔 안보리를 포함해 강력한 대응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박진 장관도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다. 박 장관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심각한 도발 행위”라며 “한반도의 평화는 강력한 억지력과 단호한 의지를 통해서만 유지될 수 있다. 북한의 고조되는 위협에 맞서 한미동맹은 철통같이 굳건할 것”이라고 했다. 박 장관은 “확장 억제”, “한·미·일 안보 협력”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북한은 국제사회의 더욱 강력한 제재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도발을 통해 얻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모든 도발을 즉각 중단하고 비핵화 회담에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약 5분 남짓한 긴급 기자회견이 끝난 뒤 박 장관은 기자들을 만나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쐈다는 소식을 듣고 뮌헨안보회의에 한·미·일 외교장관들이 다 와 있기 때문에 우리가 여기서 빨리 모여서 북한에 대해서 강력한 메시지를 발신하고 국제사회가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자고 의기 투합이 돼서 바로 모이게 됐다”며 “각자 스케줄이 다 있지만 시간을 빼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게 됐다”고 긴급 회동 배경을 설명했다.
뮌헨/ 노지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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