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그리스 아테네의 한 거리에서 시위대가 행진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열차 충돌 사고 이후 민심이 들끓고 있는 그리스에서 공공·민간 부문 노동조합이 24시간 총파업을 결의했다. 모든 대중교통이 멈출 것으로 보인다.
15일 <데페아>(DPA) 통신은 그리스 다수 노동조합들이 16일 전국적으로 24시간 파업을 예고했다고 전했다. 그리스 역사상 최악의 열차 사고 이후 시위와 파업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날 항공기와 여객선을 포함한 모든 대중교통이 운행을 중단한다고 보도했다. 그리스 최대 공무원 노동조합(ADEDY)와 주요 민간 부문 노조(GSEE)를 중심으로 한 이번 총파업에는 그리스 항공 관제사협회(EEEKE), 해상 노동자 연맹(PNO) 등도 참여해 항공기 무더기 결항, 여객선 운행 중단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총파업 당일 그리스의 교통망이 사실상 마비될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같은 날 수도 아테네 중심가에선 대규모 시위도 이어질 전망이다.
그리스 주요 노조들은 지난달 28일 중부 테살리아주 라리사 인근 템피에서 발생한 열차 충돌 사고의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공무원노조(ADEDY)는 “‘템피의 범죄’는 은폐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마땅히 누려야 할 삶, 아이들을 위한 더 나은 미래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민간 부문 노조(GSEE)도 “그리스 모든 노동자는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에 대한 처벌,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열차 사고 이후 그리스에선 정부의 부실한 대응을 규탄하는 시위와 파업이 계속되고 있다. 그리스 사법부는 라리사역 역장을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했지만, 그리스 국민과 철도 노조는 정부가 철도의 열악한 시스템을 방치한 탓에 대형 사고로 이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고 이후 교통부 장관이 사퇴하고, 총리가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그리스 전국 곳곳에는 수십만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정권 퇴진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편, 그리스 정부는 이날 총파업이 장기화 되지 않기 위해 힘쓰고 있다. 15일 조지 게라페트리티스 그리스 국무부 장관은 사고 이후 중단됐던 철도 운행이 이달 22일부터 아테네를 시작으로 점진적으로 재개할 것이라 밝혔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은 전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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