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후티 반군이 장악한 예멘 수도 사나에서 시위대가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며 슬로건을 외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세계 주요 운송로인 홍해에서 상업용 선박에 대한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이 이어지자, 미국이 아랍 7개 국가들과 다국적 해상보호부대를 만들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가디언은 17일 미국이 홍해에서 이어지는 후티 반군의 공격에 대항하기 위해 바레인에서 활동 중인 ‘태스크포스 153’(CTF-153)을 확장한 해상보호부대를 꾸릴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 부대의 잠정적 명칭은 ‘번영 감시인 작전’(Operation Prosperity Guardian)이고 요르단·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오만·이집트·바레인 등의 인접국들의 참여를 확보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국은 중국에도 참여를 설득했지만 이번 참여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신문은 18일부터 이스라엘·카타르·바레인을 방문하는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이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홍해와 아덴만에서 활동 중인 태스크포스 153은 바레인에 본부를 두고 지휘하는 39개국 해군 연합체로 홍해와 아덴만 등의 소말리아 해적의 위협에 대응하고 있다. 패트릭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12일 브리핑에서 태스크포스 153 참여국 확대 추진 상황에 대한 질문을 받고 “우리의 국제 동맹 및 파트너들과 계속해서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란은 반발했다. 모하마드 레자 아쉬티아니 이란 국방장관은 “미국이 그런 비이성적 움직임을 보인다면 엄청난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지역에선 누구도 움직일 수 없다”고 말했다. 예멘 반군 대변인도 “미국이 국제 동맹을 구축하는 데 성공한다면 그것은 역사상 가장 더러운 동맹이 될 것”이라며 “세계는 ‘대량 학살 범죄’(가자 전쟁)에 대해 침묵한 부끄러움을 잊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집트 수에즈 운하청(SCA)은 홍해의 군사적 긴장이 물류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운하청은 지난달 19일 이후 총 2128척이 수에즈 운하를 통과했고, 이에 포함되지 않는 별도 55척의 선박은 아프리카 남쪽 희망봉으로 우회해 이동했다고 밝혔다. 아프리카 희망봉을 경유하는 경로를 택할 경우 운송 시간이 2주에서 4주로 늘고 선박당 비용이 최대 100만 달러까지 증가하게 된다. 특히 한국 등 극동 지역에서 유럽으로 가는 선박들의 화물 운임 비용이 상승할 전망이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