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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에 실린 것 / 구본권

등록 2021-10-12 15:55수정 2021-10-21 14:23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오는 21일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될 예정이다. 2010년 개발이 시작된 누리호는 설계, 제작, 시험, 발사 운용 등 모든 과정이 국내 기술로 이뤄졌다. 로켓 1단부는 75t급 액체엔진 4기를 묶어 300t의 추진력을 내고, 2단부는 75t 엔진 1기, 3단부는 7t급 엔진 1기로 구성되며 꼭대기엔 1.5t 모형위성이 실린다. 발사에 성공하면 한국은 1.5t급 실용위성을 600~800㎞ 지구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한 ‘우주 강국’ 대열에 오른다.

우주기술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첩보위성 등 군사력에도 직결되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파급 효과가 크다. 우주선에서 불꽃 없이 조리하기 위해 전자레인지가 개발됐으며, 오수를 식수로 만드는 정수기를 비롯해 자율주행, 내비게이션, 진공청소기, 공기청정기, 고어텍스, 메모리폼, 냉동건조식품, 엑시머레이저 등도 우주기술을 상용화한 제품이다. 우주에서 찍은 사진을 전송하기 위해 개발된 디지털 영상 신호처리기술은 디지털 세상을 만든 핵심 기술이다. 나사는 2012년 기준 1800여개의 기술 상품이 우주기술에서 파생됐다고 밝혔다. 누리호는 30만여개의 부품으로 이뤄져 있으며, 약 2조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우주 개발은 군사 목적과 첨단기술 개발이란 명분으로 진행되지만, 우주 공간이 상징하는 무한함과 현실 너머를 꿈꾸게 하는 역할도 한다. 1977년 미국 항공우주국(나사)에서 태양계 너머 성간 우주 탐사를 위해 발사된 보이저 1, 2호에는 외계인에게 지구를 소개하는 ‘골든 레코드’가 실렸다. 지구 침공을 부를 수 있는 위험한 시도라는 반대도 있었지만, 프로젝트를 이끈 <코스모스>의 저자 칼 세이건은 “성간 우주에 진보된 문명이 있다면 골든 레코드의 소리가 재생될 것이다. 빈 병 하나를 우주의 바다에 실어 보내는 것은 지구에 사는 생명들에게 뭔가 희망적인 일이다”라고 반박했다. 보이저호의 골든 레코드는 지구인들을 향한 긍정과 희망의 메시지였다.

곽재구 시인은 <포구기행>에서 포구의 작은 고깃배 이름마다 선주들의 꿈과 그리움이 오롯이 담겨 있다고 말한다. 시인의 말처럼, 국민 공모로 작명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엔 우리 세상이 지구에서 우주로 확장되는 꿈이 실렸다.

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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