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 3월1일 민주구국선언서를 작성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 등 11명이 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그들의 가족은 구속자 석방과 민주주의의 회복을 요구하며 법정 근처에서 시위를 벌였다. 최근 고 문익환 목사의 일대기를 다룬 뮤지컬 <늦봄의 길>이 당시의 상황을 재현하는 장면이다. 세번의 민주정부가 들어섰지만 선출되지 않는 한국 사회의 숨은 권력은 여전히 사회 곳곳을 장악하고 있다.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한판의 승부가 아니다. 그들과의 싸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