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끝나자 심신의 피로와 달갑지 않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밀고 들어왔다. 방구석에서 그놈들과 동거하며 겨우 밀쳐냈다. 자가격리 일주일 만의 출근길은 그전 느낌과는 사뭇 달라 낯설었다. 휴일 아침이기도 했지만, 출입처인 국회로 향하는 서강대교는 차들뿐만 아니라 다리를 건너는 사람조차 보이질 않았다. 언뜻 지구에 주인공만 살아 움직이는 영화 속 장면들이 머릿속에서 파편처럼 튀었으나 강바람에 정신을 차렸다. 어서어서 역병의 시대가 지나가길 오늘도 간절하게 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