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길 바랐다. 그것도 따듯하고 온화하게 말이다. 지난겨울은 외로웠다. 봄이 오면 산에 들에 핀 꽃으로 마음을 달랠 수 있으려나 했다. 아! 봄은 그렇게 내 곁에 다가오지 못했다. 서해를 건너 남의 나라에서만 그러려니 했다. 삶의 주변은 봄 향기는커녕 소독약 냄새가 두터운 마스크를 파고든다. 사진 속 변산바람꽃은 세상 돌아가는 형편도 모른 채 남도의 땅 무등산 산골짝에서 꽃잎을 띄우고 있었다. 봄아! 어서 와서 나를 살려다오.
광주/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