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녘, 사람 사는 동네에 한 택배기사가 배달 물건으로 가득 찬 화물차 짐칸에서 상자들을 꺼내고 있다. 역병으로 비대면 온라인 거래가 늘면서 택배기사들의 노동시간이 지나치게 늘어나, 살아서 귀가하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자꾸 생긴다. 50년 전 전태일 열사는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쉬게 해달라, 혹사시키지 마라!”를 외치며 분신 항거했다. 누구도 죽지 않고 일할 권리를 말한 것이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노동자들은 자본의 그늘 아래서 죽어가야만 하는 이 현실은 언제까지 이어져야 하는가?
김봉규 선임기자bong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