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난 18∼1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딸 주애와 함께 참관한 가운데 전술핵운용부대들의 '핵반격 가상 종합전술훈련'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남한을 향한 ‘핵공격 위협’ 수위를 또다시 높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8~19일 북한군의 “핵반격 가상 종합전술훈련”을 지도하며 “핵공격태세 완비”를 강조했다. 북한 핵 위협과 대규모 한-미 훈련이 맞물리며 한반도에서 ‘전쟁 불사’의 먹구름이 짙어지는 상황이 깊이 우려스럽다.
북한은 이번에 남한의 주요 대상을 겨냥해 핵 타격을 모의한 전술탄도미사일(KN-23) 발사 훈련을 했으며, 이 미사일을 공중에서 터트려 핵폭발 조종장치와 기폭장치 작동을 검증했다고 20일 공개했다. 목표 상공에서 정확히 핵탄두를 폭발시킬 수 있는 능력을 확인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오늘의 형세는 우리의 핵전쟁 억제력을 기하급수적으로 증대시킬 것을 절박하게 요구하고 있다”며 “언제든 적이 두려워하게 신속정확히 가동할 수 있는 핵공격태세를 완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현재 한·미가 진행 중인 ‘자유의 방패’ 연합연습에 대해 반발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미국은 20일에는 대규모 연합상륙훈련에 돌입했는데, 해병대 등을 해안으로 침투시켜 목표지역을 확보하는 공격적 훈련이다. 북한이 자신들의 계획에 따라 핵 능력을 계속 강화하고 대남 위협 수위를 높이려는 의도도 담겨 있다. 지난해 9월 북한이 핵무력 정책법을 만들면서 밝힌 ‘전쟁 억제’를 위한 ‘2차 타격’ 능력을 강화해가고 있는 것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위태로운 정세에 출구가 안 보인다. 북한이 한·미, 한·미·일 군사 협력 강화에 반발하며, 남한을 겨냥한 핵 위협과 도발 수위를 높이는 데 단연코 반대한다. 북한은 한-일 정상회담에 맞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는 등 ‘한·미·일 대 북·중·러’ 대결 구도를 이용하려 한다. 정부도 이를 빌미로 한·미·일 군사 협력만 강조할 뿐, 북핵 문제를 풀고 긴장을 완화할 복합적 방안을 고려조차 않고 있다. 남북 모두 한반도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고, 미-중 갈등의 최전선에 서는 위험한 길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개탄스럽다. 게다가 대통령은 일본과의 관계에서 민심의 목소리를 모두 외면하고 폭주하고 있다. ‘굴욕외교’라는 민심의 분노에는 국제질서 재편기에 강대국 요구를 무조건 추종하는 외교가 한국의 미래를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는 우려가 담겨 있다. 그런데도 대통령실은 “이 정도면 일본인 마음을 여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지 않나 생각한다”는 어이없는 ‘자화자찬’이나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