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경선 예비후보 12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유튜브 라이브 방송 ‘올데이 라방'에 출연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자신을 둘러싼 ‘고발 사주’ 의혹을 처음 제보한 조성은씨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하는 등 13일 반격에 나섰다. 국민의힘도 조씨가 평소 인연이 있던 박지원 국정원장을 만나 제보를 사전에 공모한 정황이 있다며 정보위원회 소집을 통한 사실관계 확인을 요구했다.
윤 전 총장 캠프는 이날 오전 공수처에 박 원장과 조씨를 국가정보원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조씨가 지난 2일 <뉴스버스>의 보도가 있기 전인 지난달 11일 서울의 한 호텔 식당에서 박 원장과 만난 것이 제보를 사전 공모한 정황으로 보며 이는 현직 국정원장의 정치 개입이라는 주장이다. 윤 전 총장 캠프는 이날 또 다른 사람이 동석한 것으로 보고 성명불상자 1인을 고발장에 명시했다. 캠프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특정할 수는 없지만, 경호원은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수처가 윤 전 총장을 피의자로 입건하는 등 관련 수사에 강력하게 시동을 걸자 윤 전 총장 쪽은 ‘정치공작’ 프레임을 강화하며 본격적으로 반격을 노리는 양상이다. 조씨가 전날 <에스비에스>(SBS) 뉴스에 출연해 “사실 (<뉴스버스>가 처음 보도한) 이 9월 2일이라는 날짜는 우리 원장님이나 제가 원했던, 배려 받아서 상의했던 날짜가 아니거든요”라고 말한 것에 대해 윤 전 총장 캠프는 ‘정치공작’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나섰다. 윤 전 총장 캠프의 윤희석 대변인은 이날 <티비에스>(TBS) 라디오에서 “정치공작을 공모한 것이다. 그렇다면 보도 이후에, 뉴스버스 보도 이후에 검찰, 공수처, 법무부, 이 트리오가 완벽하게 신속하게 움직인 이유가 뭔지도 잘 설명이 된다”고 말했다. 윤 대변인은 또 “(조씨가) 2월에는 또 국정원장 공관에도 갔다 하니까 보통 사이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애초에 이 사건을 언론은 고발 사주 의혹, 이렇게 불렀지만 이렇게 된 상황이 된다면 이제는 그것이 아니라 제보 사주 의혹, 이렇게 불러도 무리는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상일 캠프 공보실장도 조씨의 이 발언에 대해 “정치공작을 공모했다는 걸 실토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공수처를 향해 “좌파 친여단체가 윤석열 전 총장 등을 고발했을 때 공수처가 불과 한 나흘 만에 피의자로 입건하고 수사를 시작했다. 그렇다면 박지원 원장도 바로 피의자로 입건하고 수사를 시작해야 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도 의혹을 밝힐 ‘키맨’으로 박지원 국정원장을 지목하며 역공에 나섰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보기관의 정치개입은 우리 국민이 가장 경계하는 지점”이라며 “(박 원장의) 해명이 불충분할 경우 야당은 대선 일정을 앞두고 국정원장 사퇴나 경질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박 원장과 김진욱 공수처장의 국회 출석을 공식적으로 요구한다”며 “정보위를 지체 없이 소집해 박 원장의 특수활동비,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을 비롯해 박 원장을 둘러싼 의혹 해소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정보위원들도 이날 성명을 내어 “박 원장의 정치 공작을 통한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를 위해 즉각 국회 정보위를 소집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오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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