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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급제동 차별금지법…정의당, “단독처리 안 한다”는 이재명에 맹폭

등록 2021-11-09 17:50수정 2021-11-09 18:03

법안 발의 박주민 “사회적 합의 수준 높여가자는 취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차별금지법(평등법)을 대표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권인숙(오른 쪽부터), 이상민, 박주민,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손팻말을 들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차별금지법(평등법)을 대표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권인숙(오른 쪽부터), 이상민, 박주민,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손팻말을 들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이 차별금지법 공론화를 공언했지만 국민의힘의 반대에 이재명 대선 후보까지 ‘신중론’을 펴면서 입법 논의가 또다시 표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9일 전체회의를 열어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는 국민동의청원의 심사 기한을 재연장하기로 했다. 이미 한 차례 연장으로 심사기한으로 재지정됐던 오는 10일을 넘겨 21대 국회 임기 마지막 날인 2024년 5월 29일까지로 처리를 미룬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법안 심사에 필요한 시간을 번 모양새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 차별금지법에 반대하는 국민의힘이 논의 자체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법사위 관계자는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쪽에서 아예 논의를 안 했으면 좋겠다는 의사가 강해 여야 협의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가 지난 8일 한국교회총연합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차별금지법 처리와 관련해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당 내부에서도 힘을 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박완주 정책위의장 등 원내지도부가 차별금지법 공론화 의지를 공식적으로 표명하고, 법안을 대표 발의한 이상민·박주민 의원 등이 법안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면서 달아오르던 분위기에 급제동이 걸린 것이다. 차별금지법을 발의한 이상민 의원은 “(이 후보의 발언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라며 “(법안을 발의한 의원들이) 뭔가 액션이라도 있어야 하지 않나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차별금지법을 발의한 다른 의원들은 “이 후보와 입장이 다르지 않다”며 진화에 나섰다. 박주민 의원은 “이 후보 입장은 논의와 토론을 통해 사회적 합의 수준을 높여가며 차별금지법을 추진하자는 것”이라며 “저희와 입장이 다르지 않다”고 했다. 권인숙 의원도 “이 후보는 차별금지법을 비롯한 여러 사회 이슈와 관련하여 갈등을 부추기는 방식이 아닌 논의와 토론을 통해 안정적으로 가치와 정책을 지향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법을 발의한 의원들이 함께 공청회 등의 논의 테이블을 만들고 토론을 확산시켜 나가겠다”고 했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해온 정의당에서는 이 후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차별금지법이 긴급하지 않으면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도 긴급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법을 발의한 장혜영 의원도 이날 의원총회에서 “경선 후보 시절 차별금지법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윤석열 답한 다음에 답하겠다’는 황당한 답변을 내놓더니 정말로 윤 후보가 차별금지법 반대 입장을 내놓고 나니까 덩달아 부정적 입장을 취하는 이 후보의 차별 영합적 모습이 참 일관된다”며 “이 후보는 다음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심우삼 송채경화 기자 wu3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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