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언론들이 노동당 창건일인 10일 최근 보름간 있었던 각종 미사일 발사 등 ‘전술핵운용부대 훈련'을 대대적으로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 언론들이 10일 ‘전술핵운용부대 훈련'을 대대적으로 공개한 것은 미국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10만3천톤급)이 진입해 한반도 근처에서 한-미, 한·미·일 연합훈련을 해도 과거처럼 주눅 들지 않고 대응할 핵능력을 갖췄다는 점을 과시하려는 의도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여러 종류의 미사일을 여러 곳에서 쏴 전천후 핵무기 투발 수단을 보유했다는 점도 과시했다.
북한은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9일까지 총 7차례에 걸쳐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섞어 발사했다. 장소 역시 평양과 평북, 평남, 자강도, 강원도 등 북한 전역에서 이뤄졌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0일 “전술핵운용부대들의 발사훈련을 통하여 목적하는 시간에, 목적하는 장소에서, 목적하는 대상들을 목적하는 만큼 타격 소멸할 수 있게 완전한 준비 태세에 있는 우리 국가 핵전투 무력의 현실성과 전투적 효과성, 실전 능력이 남김없이 발휘됐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보름 동안 이뤄진 군사훈련이 미국과 한국, 일본을 모두 염두에 둔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지난달 25일에는 평북 태천 인근 저수지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쏘아 핵 투발 수단과 장소를 넓혔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확장억제(핵무기가 없는 동맹국이 핵 공격을 받으면 미국이 대신 핵 보복공격을 하는 것)를 무력화할 능력을 지녔음을 드러낸 것이다. 또 지난 4일 일본 상공을 넘어 태평양으로 쏜 중거리탄도미사일 발사 항적을 표시한 컴퓨터 화면의 지도를 공개해, 유사시 미국령 괌과 한반도로 접근하는 미국 항모와 증원 전력을 타격할 수 있는 점도 과시했다. 북한은 이 미사일이 신형 중장거리탄도미사일이라고 주장했다.
남한에는 북한의 미사일이 남쪽 주요 시설을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달 28일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전술핵탄두를 모의 탑재한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해, 한반도 유사시 미국 전략폭격기, 스텔스 전투기 등이 들어올 한국 공군비행장들을 무력화할 수 있다고 과시했다. 지난 9일에는 유사시 미국 항모 등 증원 전력, 전쟁 물자가 들어올 한국 주요 항구를 타격하는 초대형 방사포 사격훈련을 했다.
북한은 아울러 지난 6일 초대형 방사포와 단거리미사일 발사는 남쪽 주요 군사지휘시설을 겨냥한 타격훈련이었다고 밝혔다. 주요 군사지휘시설은 서울 용산의 대통령실·국방부·합동참모본부, 충남 계룡대(육해공군 본부) 등을 일컫는다. 특히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주간 이뤄진 탄도미사일과 초대형 방사포 발사가 “적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보내기 위한 전술핵운용부대의 군사훈련”이라며 목표물이 남쪽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북한은 지난 8일 전투기 150여대를 동원해 사상 최대 규모 항공 공격 종합훈련을 실시해, 안팎에 무력시위 효과를 극대화했다.
권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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