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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이재명 ‘2차 체포동의안’ 어쩌나…‘결단의 시간’ 압박 커질 듯

등록 2023-02-28 07:00수정 2023-02-28 13:18

위기 몰린 이재명 리더십
이 대표 “당내 의견 수렴해 싸울 것”
다음 체포동의안 땐 부결 불투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를 마치고 걸어 나오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를 마치고 걸어 나오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이 27일 예상을 깨고 가까스로 부결되면서 이 대표의 리더십은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 대표를 향한 검찰의 ‘쪼개기 구속영장’ 청구와 재판 일정도 맞물려 있어, 이 대표가 거취를 ‘결단’해야 한다는 원심력과 그럼에도 이재명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구심력이 맞부딪치며 당내 논란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로서는 그동안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검찰 수사의 부당성을 강조하며 총력전을 벌였지만 무기명 투표 형식을 통해 적잖은 당내 비토 여론을 확인했다. 당장 거취를 둘러싼 거센 후폭풍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한 비이재명계 의원은 “이재명 대표는 물론, 당 지도부 전체가 물러나야 한다”며 지도부 총사퇴도 주장했다. 또 다른 의원은 “우리 당이 굉장히 힘들게 됐다”며 “이 상황을 풀 수 있는 방법은 이 대표 결단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이날 “검찰의 영장 청구가 매우 부당하다는 것을 민의의 전당 국회에서 확인했다”며 체포동의안 부결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또 국회 본회의 뒤 “윤석열 정권이 정적 제거와 야당 탄압, 전 정권 지우기에 들이는 이 에너지를 민생 살리고 경제 살리는 데도 좀 더 써주시길 당부한다”며 “당내와 좀 더 소통하고 많은 의견을 수렴해서 힘 모아서 윤석열 독재정권 검사독재와 강력하게 맞서 싸울 것”이라고 했다. 당내 비토 여론은 ‘귀 기울이겠다’는 언급으로 넘기며 자신의 거취에는 변동이 없다는 점을 에둘러 드러낸 것이다.

민주당 강성 당원들이 ‘반란의 진원지’를 색출하겠다고 나서면서 당이 계파 갈등의 소용돌이에 빠져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당장 이날 표결 결과가 나오자 민주당 지지자들은 그동안 당내에서 지도부에 비판적 목소리를 낸 비주류 의원들의 명단을 돌리며 ‘다음 총선 퇴출 대상’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당 안에선 이 대표를 향한 2차 체포동의안 부결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이 수차례 구속영장 청구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방탄 정당’이라는 여론의 비판을 감수하며 번번이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검찰은 대장동·위례 특혜 개발과 성남에프시(FC) 후원금 의혹 외에도 △백현동 특혜 개발 의혹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수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체포동의안이 또다시 국회로 넘어오면) 의원들의 동요가 있을 것”이라며 “지금만큼 부결시킬 명분을 찾기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시작될 재판도 이 대표에게 어떻게 작용할지 현재로선 예측하기 어렵다. 이 대표 쪽은 ‘검찰의 시간’이 가고 ‘법원의 시간’이 오면 일방적인 검찰발 피의사실 공표에서 벗어나 제대로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당장 이 대표는 당헌 80조의 벽을 넘어야 한다. 당헌 80조에선 뇌물 등 부패 혐의로 기소되면 당직을 정지하되 당무위원회에서 정치탄압 등 부당한 수사라는 판단을 해야 당직 정지에서 벗어날 수 있다. 당헌 80조 심사 단계에서 이 대표 거취를 둘러싼 논란이 증폭될 수 있는 것이다. 당내에선 총선이 1년 남짓 남은 상황에서 당의 운명이 검찰의 수사와 법원 판결에 좌우되는 불확실성을 의원들이 받아들일 수 있겠냐는 우려가 나온다. 계파색이 옅은 민주당의 한 의원은 “한두달 안으로 이 대표도 결단을 해야 할 것”이라며 “이런 국면이 여름까지 이어지면 당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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