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에 섭섭함…DJ는 “원만한 마무리 높이 평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15일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 대통령후보로 선출된 데 대해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반응은 미묘한 온도 차를 보였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저녁 7시45분부터 10여분 동안 정 후보와 직접 통화를 했다. 먼저 전화를 건 정 후보 쪽은 “감사전화를 드렸다”며 “전화 내용은 일체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반면, 노 대통령은 “당선을 축하한다. 앞으로 정 후보로 인해 상처받은 사람들을 잘 껴안고 가기 바란다”고 말했다고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배석자 없이 이뤄진 이날 통화에 대해 노 대통령이 직접 밝혔다는 이 발언으로 미뤄볼 때, 노 대통령은 정 후보에 대한 섭섭함을 그대로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가 자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열린우리당을 깨뜨리고 경선기간 동안 참여정부와 차별화 전략을 선택한 데 대한 서운함이다. 특히 자신과의 차별화 전략에 대해 끝내 사과하지 않는 정 후보에 대한 배신감 속에서, 범여권 후보 단일화에 힘쓰라고 정 후보를 압박한 것이라는 분석도 청와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원만하게 후보 선출이 마무리된 것을 높이 평가한다. 후보 자신은 물론 경합자, 당원, 국민들의 협력이 컸다”며 “범여권 후보 문제는 국민 여론을 살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최경환 비서관이 전했다. 김 전 대통령 역시 범여권의 대선 승리를 위해선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뜻을 표출한 것으로 해석된다.
신승근 이지은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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