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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박정희 대통령이 김성곤 의원 코털 뽑은 사건 따라하나”

등록 2015-06-29 19:45수정 2015-06-29 21:42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새정치 ‘제왕적 대통령’ 비판
“유정회 의원에 지시하던 모습 보여”
문재인 등 유신시대에 빗대
“내년 총선 특정인 심판 요구 위법”
이종걸 “진영·채동욱도 찍어내”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가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친박근혜(친박)계의 ‘유승민 축출 시도’의 ‘위헌성’을 지적하면서, 박 대통령의 처신을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 시절 행태에 빗대 맹공을 퍼부었다.

문재인 대표는 29일 최고위원회에서 박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당시 내세운 논리가 “삼권분립 원칙 훼손”이었음을 상기시킨 뒤 “박 대통령이 여당 원내대표에게 물러날 것을 종용하고 압박하는 것이야말로 국회의 자율적 원 구성을 간섭해 삼권분립을 무너뜨리는 위헌적 처사”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이어 “내년 총선을 앞두고 특정인에 대한 심판을 국민에게 요구하고 나선 것은 선거법 위반 소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5일 국무회의에서 나온 박 대통령의 ‘배신의 정치를 선거에서 심판해달라’는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전날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향해 “바람(박 대통령의 탄압)은 곧 지나갈 것”이라고 했던 이종걸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에게선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이 유정회(유신정우회)를 만들어 (소속) 국회의원에게 직접 지시하던 시절의 행동양식이 보인다”며 “(지금은) 대통령이 국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을 종속물처럼 지배할 수 있는 체제가 아니다”라고 박 대통령의 ‘시대착오적 인식’을 꼬집었다. 또 이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을 향해 “‘배신의 정치’는 거울에 비친 (대통령) 자신의 행위를 두고 하신 말씀인 듯하다”며 “박 대통령은 이전에 진영 의원도 (보건복지부 장관에서) 찍어 냈고 채동욱 검찰총장도 찍어 내렸다. 이제 유승민 대표는 자기 갈 길을 가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회의장을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회의장을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추미애 최고위원은 ‘유승민 몰아내기’를 유신 시절의 입법부 탄압 사례에 견줘가며 비판했다. 추 최고위원은 “박정희 대통령이 내무장관 해임안을 막지 못한 김성곤 공화당 의원 등을 중앙정보부를 시켜 코털을 뽑아버린 사건이 있었다. ‘아버지 뜻을 살리겠다’는 박 대통령이 고작 이런 방식을 답습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 최고위원이 언급한 ‘코털 사건’은 1971년 야당 의원들이 제출한 오치성 내무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공화당 의원 일부가 동조해 통과시키자, 대통령의 특명을 받은 중앙정보부 요원들이 공화당 의원 23명을 중앙정보부에 끌고 가 고문한 사건을 가리킨다.

김상곤 새정치연합 혁신위원장도 이날 새정치연합 보좌진협의회와의 간담회에서 현 상황을 “한국 정치의 말살기, 헌정 문란” 등으로 표현하며 “그동안 우리가 발전시켜왔던 민주주의 정치가 퇴행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유신정우회(유정회): 1973년 박정희 정권이 유신체제를 옹호·지탱하기 위해 집권여당인 공화당과 별도로 구성한 준정당 성격의 원내교섭단체. 국민의 직접선거를 통하지 않고 대통령 선출기구인 통일주체국민회의의 간접선거로 뽑힌 73명의 유정회 국회의원들은 사실상 청와대의 ‘입법 친위부대’ 구실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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