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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북한 “적 도발에 압도적 대응”…17일 ‘22호국훈련’ 앞두고 긴장 고조

등록 2022-10-15 09:17수정 2022-10-15 10:00

북, 이틀째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발표’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가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9일까지 인민군 전술핵운용부대·장거리포병부대·공군비행대의 훈련에 참석했다고 <노동신문>이 지난 10일 보도했다. 당시 북한이 공개한 포병 훈련 사진.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가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9일까지 인민군 전술핵운용부대·장거리포병부대·공군비행대의 훈련에 참석했다고 <노동신문>이 지난 10일 보도했다. 당시 북한이 공개한 포병 훈련 사진.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15일 “남조선군은 전선지역의 군사적 긴장을 유발시키는 무모한 도발행동을 즉시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중통)이 보도했다.

인민군 총참모부는 “대변인 발표”를 통해 “13일에 이어 14일에도 오전 9시45분경 아군(인민군) 제5군단 전방지역인 남강원도 철원군 일대에서 적들의 포사격 정황이 포착됐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이어 “총참모부는 동부 및 서부전선 부대들이 대응조치의 일환으로 14일 17시부터 20시까지 사이에 적정 발생 지점과 상응한 아군종심구역들에서 동서해상으로 방사포 경고 사격을 진행하도록 하였다”고 설명했다.

전날 오후 “동·서해상으로 방사포 경고 사격”이 남쪽의 “포사격”에 대한 “대응시위사격”이라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합동참모본부(합참)은 전날 “오늘(14일) 오후 5시경부터 6시30분경까지 북한 강원도 장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90여발의 포병 사격과, 오후 5시20분경부터 7시경까지 서해 해주만 일대 90여발, 서해 장산곶 서방 일대 210여발의 포병 사격”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인민군 총참모부의 ‘대변인 발표’는 14일 “전선 지역에서 군사적 긴장을 유발시키는 남조선 군부의 무분별한 군사활동에 엄중한 경고를 보낸다”고 한 데 이어 이틀째다. 다만 인민군 총참모부는 “남조선군부의 무분별한 군사활동” “무모한 도발행동” 운운하면서도 그것의 ‘9·19 남북 군사합의’ 위반 여부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반면 합참은 14일 오전과 오후 북쪽의 동·서해상 포병 사격(황해도 마장동 일대, 강원도 구읍리 일대, 강원도 장전 일대, 서해 해주만 일대, 서해 장산곶 일대)의 “낙탄 지점은 ‘9·19 군사합의’에 따른 NLL(엔엘엘·서해북방한계선) 북방 해상 완충 구역 내”라고 발표했다. 북쪽의 ‘포병 사격’은 9·19군사합의 위반이라는 발표다. 남과 북은 2018년 ’9월 평양 정상회담’ 계기에 채택·발표한 ’9·19 군사분야 합의’에서 동·서해 북방한계선 위아래(속초~통천, 덕적도~초도)를 무력충돌 방지를 위한 해상완충구역으로 설정해, 포 사격 및 해상 기동훈련을 중지하기로 했다.

이런 사정 탓에 북쪽이 이틀째 남쪽의 “무분별·무모한 군사 도발” 운운하면서도 ‘9·19군사합의’ 위반 여부를 일체 거론하지 않은 사실은 주목할 대목이다. 일단은 ‘의도적 침묵’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합참 발표로는 북쪽의 9·19군사합의 위반 행위가 쌓이고 있는 셈인데, 북쪽이 앞으로 ‘남쪽의 무분별한 도발’ 운운하며 9·19군사합의 파기를 선언할지 ‘침묵’ 기조를 유지할지는 한반도 정세의 진로를 가늠할 실마리의 하나가 될 수 있다.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발표는 이틀 연속으로 대외용 매체인 <중통>으로만 발표됐고, 인민들도 접하는 <노동신문>에는 실리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인민군 총참모부는 “14일 오후에 진행된 아군(인민군) 부재들의 대응시위사격은 전선지역에서 거듭되는 적들의 고의적인 도발책동에 다시한번 명백한 경고를 보내자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고는 “앞으로도 우리 군대는 조선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격화시키는 적들의 그 어떤 도발 책동도 절대로 묵과하지 않을 것이며 철저하고도 압도적인 군사적 대응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런데 앞서 합참은 “17일부터 28일까지 ‘22호국훈련’을 시행한다”며 “호국훈련은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우리 군의 야외기동훈련으로 군사대비태세 유지와 합동작전 수행능력을 향상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훈련은 육·해·공군 합동전력이 북한의 핵·미사일 등 다양한 위협을 상정하여 실전적인 주·야간 실병기동훈련을 실시해, 전·평시 임무 수행능력을 익히고 일부 미국 전력도 참가하여 상호운용성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합참이 전했다.

인민군 총참모부가 “적들의 도발 책동에 철저하고도 압도적인 군사적 대응조치”를 예고한 터라, ‘22호국훈련’ 때 남북 사이 군사적 긴장이 심각해질 위험이 크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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