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함마드 칼레드 키아리 유엔 정무평화구축국 사무차장보는 4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유엔 제공
북한의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소집됐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 속에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다.
4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미국을 비롯한 13개 이사국은 한목소리로 북한을 비판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북한은 올 들어 탄도미사일 59기를 발사했다. 유엔 회원국이 안보리 결의와 모든 유엔 헌장을 이렇게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건 끔찍한 일”이라며 “상황이 이런데도 안보리가 북한 문제에 침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란 점도 마찬가지로 끔찍하다”고 말했다. 지난 5월 미국 주도로 추진된 추가 대북제재 결의안이 중국·러시아의 반대로 무산된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무함마드 칼리드 키아리 유엔 정무평화구축국 사무차장보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한-미의) 군사훈련이 작용-반작용의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이날도 중·러는 북한을 두둔했다. 장쥔 유엔 주재 중국대사는 “미국과 관련 당사국들은 대규모 연합군사훈련을 5년 만에 재개했고, 미 국방부는 최근 공개한 핵태세검토보고서(NPR)에서 북한의 ‘정권 종말’을 핵 전략의 주요 목적으로 거론했다”며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는 이러한 주변 정세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안나 옙스티그네예바 러시아 부대사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동북아시아에서 미국이 근시안적인 적대적 군사행동을 한 결과”라고 말했다.
결국 안보리는 새 대북제재 결의안에 대한 논의는 고사하고, 북한의 행태를 비판하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의장성명·언론성명조차 내놓지 못했다.
정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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