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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최선희 북 외무상, 유엔 사무총장에 “미국의 허수아비”

등록 2022-11-21 09:22수정 2022-11-21 13:25

21일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앞두고 담화
“미국부터 군사행동 억제 목소리 높여야”
18일 평양국제비행장(순안비행장)에서 이뤄진 “신형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7’형” 발사 장면.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18일 평양국제비행장(순안비행장)에서 이뤄진 “신형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7’형” 발사 장면.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최선희 북한 외무상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명백한 대응 방향을 가지고 미국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상기시키는 바이다”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중통)이 21일 보도했다.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에 앞서 중, 러에 미국의 대북 추가 제재 요구에 동참하지 말라는 외교적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최 외무상은 <중통>에 발표한 ‘담화’에서 “유엔 사무총장이 18일 미국의 엄중한 군사적 위협에 대처한 우리의 합법적이고 정당한 자위권 행사를 또다시 ‘도발’이라고 걸고 들었다”며,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미국의 허수아비”라 규정하고 “강한 유감”을 밝히며 이렇게 말했다. 앞서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북한의 “신형 대륙간 탄도 미사일 ‘화성포-17’형” 시험발사(18일)와 관련해 성명을 내어 “강력히 규탄한다. 북한에 추가 도발행위를 그만둘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최 외무상은 담화에서 “국제사회는 미국의 도발적인 군사행동부터 억제되고 중지되어야 한다는 데로 목소리를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외무상의 담화는 북쪽의 ‘화성포-17’형 발사에 대응한 유엔 안보리의 긴급회의(21일)를 앞두고 나온 것이다. 담화가 겉으로 내세운 대표적은 ‘유엔 사무총장’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유엔 안보리, 특히 중국과 러시아 두 나라를 향한 촉구성 담화 성격이 짙다. 최근의 한반도 정세 악화는 ‘미국 탓’이니 유엔 안보리의 대북 추가 제재 결의 논의에 거부권 행사 등 반대 뜻을 분명히 밝혀달라는 ‘외교적 촉구’의 성격을 지닌 듯하다. 최 외무상은 “명백한 대응 방향”을 운운하며 유엔 안보리가 대북 제재 결의를 채택하면 추가 군사행동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최선희 담화’는 ‘화성포-17형’ 시험발사 전날인 17일 “미국이 동맹국들에 대한 ‘확장억제력 제공 강화’에 집념할수록, 조선반도 지역에서 군사활동을 강화할수록 그에 정비례해 우리의 군사적 대응은 더욱 맹렬해질 것”이라는 담화 발표 이후 나흘 만이다. ‘최선희 담화’는 17일과 마찬가지로 <중통>에만 실리고 <노동신문>에는 실리지 않았다.

최 외무상은 이번 담화에서 “유엔 사무총장이 도발을 걸어온 미국이 아니라 거꾸로 우리에게 도발 감투를 씌운 데 대해 아연함과 개탄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며 “나는 유엔 사무총장이 미 백악관이나 국무성의 일원이 아닌가 착각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추종세력들의 위험한 대조선 군사공조 움직임 때문에 초래된 조선반도와 지역의 우려스러운 안보환경 속에서 불가피하게 자체 방위를 위한 필수적 행동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며 “미국이 재앙적 후과를 원치 않는다면 경거망동하지 말아야 한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냈다”고 말했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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