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형 ‘화성-17’ 놔두고 ‘화성-15’ 쏜 이유? “실패 가능성 높아”

3개월 만의 ICBM…성공률 감안한 듯

북한이 18일 오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고각발사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ICBM운용부대 중 제1붉은기영웅중대는 18일 오후 평양국제비행장에서 ICBM ‘화성-15형’를 최대사거리체제로 고각발사했다고 조선중앙퉁신이 19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은 지난 18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최신형인 ‘화성-17형’이 아닌 ‘화성-15형'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약 3개월 만에 발사하는 장거리 미사일인만큼 대외적인 시선을 고려해 성공률에 더 신경을 썼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5형'을 최대 사거리 체제로 고각 발사했다”고 보도하면서 최대고도 5768.5㎞, 비행거리 989㎞, 비행시간 4015초(1시간6분55초)라고 밝혔다. 군도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을 화성-15형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성-15형은 북한이 2017년 11월29일 첫 시험발사 성공과 함께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은 첫 시험발사(최대고도 4475㎞, 비행거리 950㎞) 때보다 향상된 ‘개량형’으로 보인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통상적으로 미사일을 포함한 모든 무기체계는 개발 또는 전력화 배치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개량을 추진한다”며 “2017년의 화성-15형 아이시비엠 발사 때보다 탄두 중량을 최소로 줄이고, 일부 엔진의 성능을 개량하여 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북한이 화성-17형 대신 화성-15형을 발사한 것은 정치적인 목적을 더 고려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 17일 한국과 미국이 예정된 연합훈련을 실행하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는데, 만약 무리하게 화성-17형을 발사하다 실패하면 무력시위 효과를 내지 못하는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해 11월3일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1·2단 추진체 분리 이후 속도를 내지 못해 추락했고, 보름 뒤 화성-17형 발사에 성공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화성-17형이 북한에서는 비록 성공했다고 하지만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며 “실패를 한다면 국내외에서 상당한 비판에 직면하기 때문에 화성-15형을 선택한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지난 8일 조선인민군 창건 75돌 경축 열병식에서 ‘신형 고체연료 기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처음 공개했다는 분석도 나왔지만, 18일 발사된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액체연료 방식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번 미사일 발사를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장이 명령한 ‘기습훈련’이라고 지칭했지만, 18일 아침 8시에 하달된 발사 명령은 9시간여가 지난 오후 5시22분께 실행됐다. 화성-15형 액체연료 기반 미사일 기동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보여준 셈이다.

신형철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