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난 1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훈련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한국과 미국, 일본은 19일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체계 가동을 시작했다. 지난 8월 미국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에서 한·미·일 정상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연내 3국간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 체계를 가동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국방부는 이날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체계는 최근 실시한 사전 점검을 통해 완전 운용능력이 검증됐으며, 현재 정상 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3국이 북한 미사일을 실시간으로 탐지 및 평가해 자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고 관련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 체계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경보정보는 북한 미사일의 △발사 추정지점 △비행 방향과 속도 △예상 탄착지점 등을 말한다. 북한 미사일이 발사된 직후부터 탄착할 때까지의 정보만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 등 사전 정보나 각국의 탐지·추적 자산의 종류·위치 등의 정보는 공유하지 않는다고 한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전날 한 방송에 나와 “북한 미사일이 날아왔을 때 수정된 발사지점, 비행경로를 포함한 비행 특성, 최종 낙탄지점까지 24시간 365일 실시간 공유가 가능하기 때문에 우리가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 장관은 “이전에는 해상탐지 수단만 공유했는데 이제는 지상탐지 수단을 포함해 모든 미사일 정보 탐지 수단을 공유한다는 게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탄도미사일을 탐지하는 수단은 지상에서는 그린파인 탄도미사일 조기경보레이더, 해상에서는 이지스함의 위상배열레이더, 공중에서는 미국 군사정찰위성 등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왼쪽부터)가 지난 8월18일(현지시각) 미국 대통령 별장인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회의를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일이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를 실시간 공유하면서, 미국이 추진하는 미사일방어(MD)체제에 한국이 사실상 편입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사일방어는 ①표적 실시간 탐지 → ②좌표 확인 → ③결심(공격수단 결정) → ④타격(발사) 등 4단계로 나눠 이뤄진다.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체계 가동으로 4단계 가운데 한·미·일이 북한 미사일 표적 탐지와 좌표 확인 2단계까지 한몸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이게 됐다. 한국이 미국이 주도하는 미사일 방어체제에 편입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에 대해 한·미·일이 공유하는 정보는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로 한정돼 결심-타격 절차는 빠져 엠디 편입 우려는 확대 해석이란게 국방부 주장이다. 비유하자면 서울에서 부산 가는 기차를 탔는데, 사정상 대전쯤에서 내렸으니 부산행 기차를 안 탔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3국은 내년부터 시행될 다년간의 3자 훈련 계획도 수립했다. 3자 훈련을 정례화하고 더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훈련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8월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에서 3국은 조율된 역량과 협력 증진을 위해 3국 훈련을 연 단위로 실시한다는데 합의했다.
첫 한·미·일 공중훈련이 지난 10월22일 오후 한반도 남쪽 한·일 방공식별구역(ADIZ) 중첩구역에서 실시됐다. 미 공군 제공
한·미·일 훈련의 확대와 제도화는 한·일 동맹 구축을 더욱 앞당기게 될 것이란 우려가 있다. 문재인 정부 때 미국은 북한 위협을 내세워 한·미·일 훈련을 실시하자고 거듭 요구했으나 당시 문재인 정부는 거절했다. 북한 위협이 명분이지만 중국과 러시아 견제가 미국의 속내이고 자칫하면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로 들어오는 빌미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미·일은 한반도 근처에서 대잠수함전훈련 등 해상 훈련을 연이어 해오다 지난 10월 3국 공중 훈련도 시작했다.
국방부는 “3국은 역내 도전 대응과 한반도를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과 그 너머에 걸쳐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3자 협력을 지속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권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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