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 장거리포병구분대의 화력타격훈련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사진은 통신이 누리집에 공개한 방사포 발사 장면. 이동식발사대(TEL)에 탑재된 발사관 1개에서 발사체가 화염을 뿜으며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화력타격훈련을 실시했다며 발사체 발사 장면을 3일 공개했다. 군 안팎에선 북한이 지난해 4차례에 걸쳐 발사한 ‘초대형 방사포’와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원산 인근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발사체 2발을 포착했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군은 초대형 방사포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분류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이날치 1면에서 김 위원장이 “조선인민군 전선 장거리포병구분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지도”했다며 “사격 개시 명령이 하달되자 섬멸의 방사탄들이 대지를 박차고 날아올랐다”고 전했다. 한국이나 미국을 향한 언급은 없었다. 이번 발사가 “철저한 군사대비 태세”를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춘 훈련의 일환임을 시사한다. 김 위원장은 훈련을 지도하고 “대만족을 표시”했다고 <노동신문>이 전했다. 박정천 인민군 총참모장이 김 위원장을 수행했다.
북한이 이날 공개한 사진을 보면, 이동식 발사차량(TEL)에 탑재된 4개의 원통형 발사관과 하늘로 치솟는 발사체 모습이 앞서 쏘아올린 초대형 방사포와 닮았다. 초대형 방사포의 원통형 발사관은 지름이 600㎜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 바 있다. 북한은 이 발사체가 발사되는 장면과 함께 240㎜ 방사포를 사격하는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두 가지를 섞어서 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해 8월24일과 9월10일, 10월31일, 11월28일 등 모두 4차례에 걸쳐 초대형 방사포를 시험사격한 바 있다. 각각 17분, 19분, 3분, 30초 사이를 두고 2발씩 쏘았다. 이번엔 발사 간격이 20초로 탐지됐다. 직전 발사 때보다 10초가 줄어든 셈이다. 북한이 이전과 달리 시험사격이라고 표현하지 않은 것으로 미뤄 초대형 방사포를 실전배치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연속발사에 따른 기술적 문제를 완전히 해결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북한은 종종 이런 과정을 건너뛰고 새로운 무기체계를 실전배치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 장거리포병구분대의 화력타격훈련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사진은 <조선중앙통신> 누리집에 공개된 표적섬의 모습. 포연이 표적섬을 뒤덮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을 보면, 초대형 방사포가 타격한 것으로 보이는 섬을 포연이 뒤덮고 있다. 이전보다 포연의 범위가 넓다.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로 이 섬을 정확히 타격했고, 이로 인해 이런 포연이 발생한 것이라면 탄두에 ‘확산탄’을 탑재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확산탄은 목표물 상공에서 자탄을 뿌려 광범위한 폭발을 일으킨다. 그러나 섬의 위치와 타격한 무기를 명확히 언급하지 않아 240㎜ 방사포 여러 발이 동시에 타격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강문 이제훈 선임기자
m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