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사주·윤우진·주가조작 등 ‘수사 리스크’ 첩첩 자질 논란, 준비 부족, 당심-민심 괴리도 풀어야
[논썰] ‘당심-민심 괴리’ 봉착한 윤석열, ‘고윤주 리스크’ 어쩌나 한겨레TV
안녕하세요. <논썰>의 손원제입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5일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습니다. 당원투표, 이른바 ‘당심’의 압도적 지지에 힘입어, ‘민심’ 곧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 앞선 홍준표 의원을 6.35%포인트 차로 꺾었습니다. 최종 득표율은 윤석열 47.85%, 홍준표 41.50%, 유승민 7.47%, 원희룡 3.19% 차례였습니다. 입당 3개월 만에, 홍 의원에 따르면 “26번의 막말과 실언”을 비롯한 ‘본·부·장’, 그러니까 본인·부인·장모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제1야당 대선 후보가 된 겁니다.
그러나 여기가 끝이 아닙니다. 경선보다 더 힘든 본선이 남아있습니다. ‘고·윤·주’ 리스크도 시퍼렇게 살아 있습니다. 고는 ‘고발 사주’ 의혹, 윤은 ‘윤우진 사건’ 관련 의혹, 주는 김건희씨 ‘주가 조작’ 의혹이죠. 막말과 자질 논란도 언제 다시 불거질지 알 수 없는 일입니다. 경선에서 드러난 당심과 민심의 극심한 괴리도 윤 전 총장의 본선 가도에 가로놓인 장애물입니다.
‘출마 선언’과 함께 시작된 지지층 이탈
윤 전 총장은 지난 3월 검찰총장직을 중도 사퇴한 뒤 6월29일 대선 출마를 발표하기까지 여러 대선 주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대체로 30%대의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죠. 그러나 정작 대선 출마 발표 뒤 완만한 하락세로 돌아서며 7월부터는 20%대로 떨어지는 조사들이 나오기 시작했는데요. 주로 장모와 부인 관련 각종 의혹들이 불거진 것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많았습니다.
우선 장모 최아무개씨가 7월2일 사무장 병원을 설립해 23억여원의 요양급여를 편취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습니다. 부인 김건희씨도 논문 표절 및 수준 논란이 불거졌고,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과 코바나컨텐츠 우회 협찬 등의 의혹 또한 커졌습니다.
윤 전 총장 본인 또한 ‘내 장모가 10원 한 장 피해준 적 없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여기에 장모 최씨와 투자 수익 분배를 두고 법적 분쟁을 벌여온 정대택씨 사건에서 처가를 편들었다는 의혹과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뇌물 의혹’ 사건에 개입해 윤 서장을 비호하고 변호사를 소개시켜줘 현직 검사의 변호사 소개를 금지한 변호사법을 위반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죠. 이처럼 ‘본부장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불거지면서 중도층과 2030 세대 등을 중심으로 지지층 이탈이 일어나기 시작했던 겁니다.
‘본·부·장 리스크’ 본격화…‘1일 1망언’ 파문
처음엔 ‘본부장 리스크’ 중 부인과 장모 의혹에 더 눈길이 쏠렸습니다만,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윤 전 총장 본인의 ‘자질 리스크’가 더욱 부각됩니다. 각종 실언과 막말, 망언이 잇따랐기 때문입니다. 7월 하순과 8월 초 사이에는 ‘대구 민란’ 발언을 시작으로 이른바 ‘황당 발언’ 3종 세트가 한꺼번에 터져나왔는데요.
“코로나가 대구에서 시작됐는데 잡혔다. 우리나라 사람이 그런 얘기 많이 한다. ‘초기 확산이 대구 아니고 다른 지역이었다면 질서 있는 처치나 진료가 안 되고 아마 민란부터 일어났을 거’라고 할 정도로.”(7월20일 대구 동산병원 의료진과 대화)
“스타트업 청년들을 만났더니, 주 52시간 제도 시행에 예외 조항을 둬서 근로자가 조건을 합의하거나 선택할 수 있게 해달라고 토로하더라. 게임 하나 개발하려면 한 주에 52시간이 아니라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7월19일 <매일경제> 인터뷰)
8월2일에는 7월19일 한 <매일경제> 인터뷰 영상이 뒤늦게 공개되면서 또 하나의 망언급 설화를 빚습니다.
“부정식품이라고 하면 없는 사람은 그 아래도 선택할 수 있게 더 싸게 먹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이거 먹는다고 당장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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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총장이 구상하는 나라는 ‘젊은 노동자들이 주 120시간씩 바짝 일하고, 없는 사람은 부정식품보다 아래 식품도 값싸게 마음껏 먹는 그런 나라란 말이냐’는 비판이 쏟아진 건 당연했습니다.
윤 전 총장의 ‘아무말 대잔치’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죠. 아니 하루가 멀다 하고 막말을 쏟아내면서 ‘1일 1망언’이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7월27일엔 부산 민주공원을 방문했다가 이한열 열사 조형물을 보고 “이건 부마항쟁인가요?”라고 말했습니다. 8월2일 국민의힘 초청 강연에선 “페미니즘이 정치적으로 악용돼 건전한 교제도 막는다”고 해 ‘페미니즘 비하’ 논란을 빚었습니다. 급기야 8월4일 <부산일보> 인터뷰에선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한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방사능 유출은 기본적으로 안 됐다”는 어처구니없는 발언으로 ‘무지하고 위험하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광복절인 8월15일에는 안중근 의사를 참배하는 사진을 페이스북에 실으면서 ‘윤봉길 의사’의 말을 올려 ‘역사의식 부재’라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9월13일에는 경북 안동대 간담회에서 “손발 노동은 인도도 안 한다. 아프리카나 하는 것”이라고 했다가 육체 노동과 특정 지역을 비하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9월8일엔…. 입이 아프네요. TV 토론회 등 당내 경선 과정에서 나온 막말은 잠시 뒤 살펴봐야겠습니다.
‘고발 사주’ 의혹, 본선 가도에 복병 될 수도
막말 릴레이가 이어지면서 ‘본인’ 리스크가 활활 타오르는 도중에 ‘대형 의혹’이 터져나왔습니다. 검찰총장 시절 ‘총장의 눈과 귀’로 불리우는 손준성 당시 수사정보정책관이 윤 총장과 부인 김건희씨, 최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을 비판해온 정치권 인사와 언론인들에 대한 고발장을 김웅 국민의힘 의원을 통해 당에 전달했다는 ‘고발 사주’ 의혹입니다. 이후 실제로 손준성 검사가 보내준 고발장 내용과 판박이인 고발장을 국민의힘이 작성해 실제 대검찰청에 냈다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검찰 구조상 수사정보정책관이 총장의 직간접적 지시 없이 총장 본인과 가족, 측근 사건과 관련한 고발을 사주한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보는 게 상식적입니다. 당연히 윤 전 총장 개입 여부에 이목이 쏠렸습니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은 야당 유력 대선 주자를 공격하기 위한 여권의 ‘정치 공작’이라고 주장하면서 역공을 시도합니다. 제보자 조성은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선대위 부위원장과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만난 사실이 알려진 뒤로는 ‘국정원장 정치공작설’과 당내 경쟁 주자인 ‘홍준표 캠프 연루설’을 제기하며 물타기 신공을 펼쳤죠. 그러나 홍준표 캠프 인사 연루설은 근거 없는 루머를 퍼뜨린 것으로 드러났고, 손준성 검사가 실제 김웅 의원을 통해 조 부위원장에게 고발장과 근거 자료 등을 보냈다는 증거가 공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를 통해 확인됐습니다.
공수처는 11월2일과 3일 손 검사와 김웅 의원을 각각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이후 수사 진전 여부에 따라서 대선 후보로 확정된 윤 전 총장의 본선 가도에 큰 파란을 몰고 올 수 있다는 관측이 많습니다. 수사 상황을 주시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임금 왕’자 소동…홍준표에 지지율 역전
‘고발 사주’ 의혹 파문이 이는 가운데서도 윤 전 총장의 ‘1일 1망언’ 릴레이는 중단 없이 이어졌죠. 특히 당내 경선이 시작되면서 카메라와 대중 앞에 서는 기회가 많아지자, 윤 전 총장의 ‘아무말 대잔치’도 더욱 잦아졌습니다.
“집이 없어서 (주택청약통장을) 만들어보지 못했습니다.”(9월23일 KBS 대선 경선 2차 TV토론회)
“청약통장 모르면 거의 치매 환자.”(9월29일 유튜브 ‘석열이형TV’)
“위장 당원들이 엄청 가입했다.”(10월4일 부산 사상구 당원협의회 방문)
“민주당이 수십년간 여기(호남)가 자기 나와바리인 것처럼 자기 지역인 것처럼 해 왔는데….”(10월11일 광주·전남 선대위 출범식 기자간담회)
[논썰] ‘당심-민심 괴리’ 봉착한 윤석열, ‘고윤주 리스크’ 어쩌나 한겨레TV
특히 10월1일 5차 경선 토론회에선 임금 ‘왕’자를 손바닥에 쓰고 나왔다가 ‘주술 논란’을 빚었습니다. 윤 전 총장 캠프는 처음엔 “후보와 같은 아파트에 살고 계신 할머니 열성 지지자분이 토론회에서 힘 내라며 써줬다고 한다”며 일회성 해프닝으로 치부하는 해명을 내놨습니다. 그러나 2차 TV토론회부터 줄곧 윤 전 총장의 손바닥에 왕자가 쓰여 있는 사실이 영상 캡처를 통해 확인됩니다. 그러자 윤 전 총장은 “같은 아파트에 사는 지지자들이 토론이 있을 때마다 응원하는 뜻에서 손바닥에 적어 주신 것”이라고 말을 바꿨습니다. 10월5일 6차 토론회에선 “윤 전 총장과 부인, 장모가 역술인·무속인들 굉장히 자주 만나냐”는 유승민 전 의원의 질문에 이렇게 답을 했죠.
“저는 그런 분들은 잘 안 만난다. 장모가 어떻게 하는지는 잘 모르지만, 아무래도 우리나라 여자분들이 점도 보러 다니는 분도 있고…”
자신은 무속과 무관하다고 변명하려다가 애먼 여성을 끌어들이는 바람에 ‘여성 비하’라는 비판까지 자초합니다.
기본적인 자질 논란이 계속되면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도 서서히 하락합니다. 결국 10월5일에는 2030 남성을 중심으로 지지율이 치솟은 홍준표 의원에게 역전을 당한 첫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당시 홍 의원은 “드디어 골든 크로스를 이뤘다. 이재명 당할 사람은 홍준표밖에 없다” 이렇게 기염을 토했습니다. 이후로는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선 홍 의원이 윤 전 총장을 앞지르는 결과가 줄곧 이어져왔습니다.
당심, ‘윤’ 압도적 지지…‘홍’에 10% 뒤진 민심 격차 뒤집어
그럼에도 실제 경선 결과는 윤 전 총장에게 유리하게 나오지 않겠느냐는 예측이 많았는데요. 당원투표 50%와 여론조사 50%를 합산하는 집계 방식 때문에 윤 전 총장이 여론조사에서 뒤져도 당원투표에서 더 큰 차이로 앞질러 결국 승리할 것이라는 주장이었습니다. 근거는 두가지였죠. 첫째, 캠프에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들이 대거 참여한 윤 전 총장이 조직표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둘째, 일반 국민 여론조사 결과와 달리 국민의힘 지지층만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는 윤 전 총장이 홍 의원을 15~20%포인트 앞서는 흐름이 계속돼왔는데요. 이에 비춰 당원들의 표심도 일반 여론조사보다는 국민의힘 지지층 조사 결과에 더 가깝지 않겠느냐고 추정한 겁니다.
반면 홍준표 캠프와 일부 전문가들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6월 대표 경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뒤 대거 입당한 2030과 40대 신참 당원들이 압도적으로 홍 의원을 지지하는 만큼 당원 투표 결과도 일반적 예상과 다를 것이라고 주장했죠. 최종 결과는 결국 당원투표에서 조직표를 총동원한 윤 전 총장(21만34표)이 홍 의원(12만6519표)을 크게 앞섰고, 국민 여론조사에선 홍 의원(48.21%)이 윤 전 총장(37.95%)보다 우세했습니다. 당심의 차이가 민심의 격차보다 더 크게 벌어졌기에 윤 전 총장이 대선 후보에 오를 수 있었던 겁니다.
‘전두환 미화·개 사과’ 파동 피해간 당심, 민심과 큰 간극
경선 막판에 판세를 출렁이게 만든 ‘대형 사건’이 있었죠. 윤 전 총장의 ‘전두환 미화’ 발언과 뒤이은 ‘개 사과’ 파동입니다. 이 발언이 시작이었죠.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쿠데타와 5·18을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얘기하는 분들이 많다.”(10월19일 부산 해운대구 갑 당원협의회 방문자리)
쏟아지는 비판에도 ‘진의를 왜곡한 비판’이라며 사과를 거부하던 윤 전 총장은 발언 이틀 만에야 “유감”을 표명합니다. 이에 또 ‘유감으로 얼버무리려 하느냐’는 지적이 나오자, 그제서야 몇시간 뒤 SNS에 “송구하다”는 메시지를 올렸습니다. 그야말로 ‘엎드려 절 받기’였습니다.
그런데 “송구하다”고 한 지 불과 몇시간도 되지 않아 큰 사고를 칩니다. SNS에 ‘개한테 사과를 주는 사진’을 올린 겁니다. ‘사과는 개나 줘버려’라는 뜻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사람이 얼마나 됐을까요. ‘전두환 미화’ 발언 그 자체보다 ‘개 사과’ 사진에 담긴 노골적인 ‘국민 능멸’에 대한 충격과 분노가 더 크게 번져간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윤 전 총장 지지율이 대체로 5%포인트 안팎의 하락세를 보입니다.
그러나 국민의힘 현역 의원과 당협위원장 다수의 지지를 확보한 윤 전 총장이 결국 당원투표에서 크게 앞서면서 여론조사 하락세를 상쇄하고 후보에 올랐습니다.
‘고·윤·주’ 리스크, 아직 그대로 살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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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됐지만, 여전히 앞길엔 ‘고·윤·주’로 대표되는 ‘본부장 리스크’가 버티고 있습니다. 공수처가 손준성 검사와 김웅 의원의 혐의를 입증하면, ‘고발 사주’ 의혹 수사의 칼날이 윤 전 총장 본인을 향할 수밖에 없습니다.
‘윤우진 뇌물 의혹’ 사건은 애초 2012년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던 사건입니다. 경찰은 윤우진 당시 용산세무서장이 육류 수입업자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현금과 향응, 골프 접대 등을 받았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나섭니다. 그런데 당시 첩보 확인을 위해 경찰이 골프장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7차례 검찰에 신청하지만, 검찰은 처음 한 번을 빼고는 모두 기각합니다. 경찰 소환 조사 뒤 윤 서장은 해외로 도피합니다. 인터폴에 체포돼 수개월 만에 국내로 송환되지만, 이번에는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검찰이 또 기각합니다. 해외로 도피했다가 잡혀서 송환된 피의자인데 공항에서 체포하지 않고 그냥 집으로 보내주는 기가 막힌 일이 벌어진 겁니다. 이후 경찰에서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2년여 동안 시간을 질질 끌더니, 2015년 2월 ‘무혐의’로 사건을 종결합니다.
“무혐의 이유가 뭐냐 하면 윤우진씨가 금품을 받은 것은 맞는데 대가성이 없다는 이유였고요. 그러고 나서 2012년에 해외로 도주한 다음에 국세청이 윤우진씨에 대해서 파면 처분을 내렸거든요. 그런데 윤우진씨는 검찰이 무혐의 결정을 하고 나니까 그것을 이유로 행정소송을 제기해요. 그러니까 본인을 파면한 처분을 취소해달라. 그리고 본인이 또 이깁니다. (…) 그래서 2015년 6월에 명예롭게 정년퇴직을 했습니다. 당연히 윤석열씨를 포함한 검사들, 그러니까 10여 명에 달하는 관련자들로 보이는 검사들과 관련된 수사는 당연히 중단이 된 거죠. (…) 단군 이래 첫 사건입니다, 이런 사건은.”(한상진 <뉴스타파> 기자, 2020년 3월27일 KBS ‘최강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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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우진 서장에게 무혐의 면죄부를 줬던 검찰은, 2019년 주광덕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의 고발로 재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이후 윤 서장이 인천의 부동산 사업가 A씨로부터 2018년 인허가 관련 도움을 주겠다는 명목으로 1억 원을 받았으니 수사해달라는 진정서도 추가로 검찰에 접수됩니다. 과거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13부가, 새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반부패1부가 각각 담당하고 있는데요. 이 중 반부패1부는 지난 11월1일 윤 서장을 불러 조사를 벌였다고 합니다. 이렇게 양쪽에서 윤 서장 사건을 캐가다 보면, 결국 과거 검찰이 윤 서장을 비호하고 경찰 수사를 방해한 경위에 대해서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윤 전 총장은 당시 대검 중수1과장으로 윤 서장과 골프를 같이 치고 검찰의 ‘봐주기’ 수사에 힘을 쓴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또 윤 전 총장이 당시 윤 서장에게 특수부 검사 출신 변호사를 소개시켜줘 변호사법을 위반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됩니다. 윤우진 의혹 수사가 진전되면 윤 전 총장에 대한 수사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가능성도 커지는 구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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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 수사도 점점 주위를 조여가고 있습니다. 11월2일엔 이 사건을 담당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2부가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을 불러 조사했습니다. 검찰은 권 회장이 2010~11년께 주가 조작꾼들과 공모해 회사 주가를 조작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왔는데요, 김건희씨도 이 주가 조작에서 돈을 대는 ‘전주’ 역할을 하는 등 공범으로 참여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검 찰은 앞서 10월25일엔 역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범행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이아무개씨와 김아무개씨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한 바 있습니다. 이 사건 또한 윤 전 총장의 대선 본선 가도에 복병으로 도사리고 있습니다.
끝으로 확실하게 짚고 싶은 점이 있습니다. 공수처든 검찰이든 윤 전 총장이 이제 야당 대선 후보가 됐다고 해서 관련 사건 수사에 눈치를 보는 일이 있어선 결코 안 됩니다.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고 공정한 수사로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신속히 밝혀내야만 합니다.
자, 온갖 자질 논란과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타이틀을 거머쥔 윤 전 총장 앞에는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논썰>에서 함께 계속 주시하도록 하겠습니다.
기획·출연 손원제 논설위원 wonje@hani.co.kr
연출·편집 조소영 PD
도움 채반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