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일 서울 명동에서 열린 '3·1정신으로 여는 대한민국 대전환!' 서울집중유세에서 지지자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지금 선거가 팽팽한 접전이라고 한다. 오늘 이곳 명동에서 한판승 쐐기를 박는 승리의 큰 걸음 시작하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대선을 8일 앞둔 1일, 서울 집중유세를 통해 막판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데 화력을 집중했다. 서울을 잡으면 박빙 구도를 깨고 승리할 수 있다고 보고, 서울 및 수도권 민심이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부동산 정책’을 전면에 내세우며 구애에 나섰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향해선 “경제도 모르고 준비도 안 된 대통령이 5200만 국민의 미래를 책임지기 어렵다”고 몰아붙였다.
이 후보는 이날 3·1절을 맞아 명동에서 이뤄진 서울 집중유세에서 “서울시민의 삶이 팍팍한 데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부동산 문제, 집 문제로 너무 고생하신다. 우리의 부족함을 인정한다”고 거듭 사과했다. 이 후보는 특히 “청년세대들에게 특별히 죄송하다. ‘영끌’해서 집을 사야 하는 게 당연시되거나 정책 믿고 기다렸다가 벼락거지됐다고 자조하는 분들 보면 가슴이 아프다”며 “부동산 문제는 이재명이 확실히 해결해 나갈 것이다. 부동산 정책은 섬세해야 하는데, 정책의 세밀함, 현장성은 이재명의 주특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문제를) 성찰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한다”며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부동산 정책도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메시지를 집중적으로 던졌다. 또 “저는 시장을 존중해야 한다는 시장주의자”라며 “시장이 부족하다고 하면 공급을 늘리고 왜곡된 수요 고쳐서 수요와 공급이 적절하게 만든 가격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을 중심으로 이 후보가 일방적으로 부동산 가격 잡기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가 계속 나오자 이를 불식하기 위해 ‘시장주의자’라는 표현까지 동원한 것이다.
민주당은 선거 막판 서울이 이번 대선 최대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 아래, 수도권 민심 이탈의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된 부동산 문제 해결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우상호 민주당 총괄선대본주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 한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서울에서 4~5%포인트 정도 뒤지고 있다고 평가한다”고 진단하며 “그런데도 전체 여론조사에서 박빙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면, 서울에서 이기면 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에서 이기는 만큼 이긴다고 보고 서울 시민에게 호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오전 이 후보의 서울 집중유세 맞춰 ‘서울 재건축 재개발 용적률 500% 추진위원회’ 출범식을 열었다. 법을 개정해 용적률을 500%까지 상향할 수 있는 4종 일반주거지역을 신설하고, 용적률이 올라가 늘어난 주택은 무주택 세입자에게 우선 공급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이는 기존에 발표한 부동산 정책을 다시 ‘환기’시키는 차원”이라며 “서울 인구가 955만명이고, 경기가 1350만여명인데 여기서 지면 어디서 만회하냐. 수도권에서 (상대 후보와) 엇비슷하게 나와줘야 그제야 영호남, 충청권 대결도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대통합 정부’를 확실히 만들겠다고 약속하며 부동층 표심 공략에도 나섰다. 그는 앞서 이날 오전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법륜스님 등이 속한 ‘국민통합을 위한 연합정부 추진위원회’는 차기 정부에 통합내각 구성 및 개헌 추진 등을 제안한 것을 언급하며 “저 이재명과 민주당이 당론으로 약속한 대통합 정부 약속과 다르지 않다. 원로분들 제안을 수용하고 통합정부 구성, 통합의 정치 확실하게 하겠다고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3·1절을 기념해 백범 김구 선생의 증손자 김용만씨와 함께 만세 삼창을 외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우리는 근대사에 두 번의 침략을 당해 엄청난 고통을 겪었고 지금도 그 상흔이 남아있다”며 “지금 우크라이나에서 똑같은 고통이 시작되고 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우크라이나의 평화와 안녕을 위해 우리가 함께 잠시 기도하고 묵념하면 어떻겠냐”며 묵념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 후보가 이날 집중유세 장소로 명동을 택한 것은 일제 강점기 때 만 20살 젊은 청년이었던 이재명 의사가 이완용을 응징했던 역사적 장소이자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마지막 유세를 한 상징적인 곳이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여러분이 잠시 눈 감으면 악몽 같은 촛불 정국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며 “노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고 했다. 여러분, 행동해주겠냐”고 호소하면서 유세를 마무리했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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