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자가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 20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을 찾아 소감을 말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는 10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당선인사와 첫 기자회견을 통해 신속한 코로나19 극복 의지, 강력한 국방력 구축을 통한 북핵 대응, 지역 균형 발전 등 세부적인 정부 운영 로드맵을 내비쳤다. 경제 정책에선 민간 주도와 성장을 강조하면서 “정부 주도가 아닌 민간 중심의 경제로 전환하여 일자리를 창출하고, 중산층을 더욱 두텁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 코로나19 위기극복 조직 구성 예고
윤 당선자는 1호 공약인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세웠다는 점을 강조했다. 윤 당선자는 당선인사 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비과학적 방역지침 철폐를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고 경제·방역·보건·의료 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룰 인수위원회 내 조직 구성 방침을 밝혔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한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의 경제적 손실보상과 긴급구제를 포함해, 방역과 확진자들에 대해 바로 인수위를 구성하면서 검토에 들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 당선자는 대선 기간 1호 공약으로 ‘코로나 긴급구조 및 포스트 코로나 플랜’을 내놓고 집권 100일 이내 코로나19 대응체계를 전면 개편하겠다는 구상을 밝히며, 50조원 규모의 손실보상 재정자금 확보를 약속하기도 했다.
■ “한-미 동맹 재건”, 대일 관계는 “국민 이익 찾아야”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비판해온 윤 당선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안전과 재산, 영토와 주권을 지키기 위해 어떠한 도발도 확실하게 억제할 수 있는 강력한 국방력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당당한 외교와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로 거듭나겠다”며 “한-미 동맹을 재건하고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인권의 핵심 가치를 공유하면서 포괄적 전략동맹을 강화해가겠다”고 밝혔다. 그의 발언으로 볼 때 미국과의 관계 강화를 외교의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당선 첫 일정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20분가량 통화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윤 당선자는 대중·대일 외교에 대해서는 “상호 존중의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고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만들겠다”고 원론적 입장을 견지했다.
윤 당선자는 일본 <아사히신문> 기자가 ‘일본과 어떤 관계를 만들고 싶은가’를 묻자 “과거보다는 미래에 어떻게 하는 것이 양국과 양국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지 그걸 잘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실용적 관점에서의 외교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 국민통합 위해 “균형발전 힘 모아야”…여소야대 국면 “민주주의 성숙 기회”
윤 당선자는 선거 개표를 통해 확인된 지역 구도 해소와 국민통합에 관한 질문을 받고 “국민통합과 지역감정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안은 모든 지역이 공정하게 균형 있게 발전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여소야대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과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는 “민주국가에서 여소야대라고 하는 것은 굉장히 자연스러운 일이고, 삼권분립이라는 것도 어느 당이 대통령 행정부를 맡게 되면 또 다른 당이 의회의 주도권을 잡게 되고 하는 것이 크게 이상할 일이 없다”며 “여소야대 상황을 통해서 민주주의와 정치가 훨씬 성숙해갈 수 있는 그런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국민들을 위해서, 국익을 생각해서 하는 일인데 여당이든 야당이든 다 국가와 국민을 생각해서 일하러 우리 다 국회에 오신 분들이기 때문에 저는 믿는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온 정책의 지속 여부 등 현 정부와의 관계 설정에 대해서는 “지금 정부에서 추진한 일 중 저희가 계속 이어서 해야 할 과제들은 그렇게 관리하고, 또 새롭게 변화를 줘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과감한 변화와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젠더·성별 갈라치기 한 적 없어…대장동 얘기는 오늘은 좀”
윤 당선자는 이번 대선이 예상 밖 접전 양상을 보인 이유로 지목된 ‘젠더 갈라치기’와 관련해선 “저는 젠더·성별로 갈라치기 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윤 당선자는 또 선거 기간 동안 공언해온 ‘대장동 의혹’ 수사와 관련한 질문에는 “대장동 얘기는 오늘은 좀 안 하는 게 좋지 않겠나”라며 “제가 늘 말씀드리지만 그런 모든 문제들은 시스템에 의해서 가야 할 문제 아니겠나”라고 답했다.
김미나 김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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