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왼쪽 사진 앞줄 가운데)와 지도부가 1일 지상파 3사(KBS·MBC·SBS)가 구성한 방송사공동예측조사위원회(KEP) 공동출구 조사 결과를 확인한 뒤 환호하고 있다.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오른쪽 사진 앞줄 왼쪽)이 출구조사 결과 확인 뒤 상황실을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1일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최종 투표율이 50.9%로 집계됐다. 역대 지방선거 투표율 최저치를 기록한 2002년 지방선거(48.8%)에 이어 두번째로 낮은 투표율이다. 유권자의 관심을 끌 만한 이슈가 없었고, 대선 이후 84일 만에 선거가 열리면서 유권자의 ‘선거 피로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 집계 현황을 보면, 이날 전국 투표율은 50.9%로 4년 전 6·13 지방선거의 투표율(60.2%)에 견줘 9.3%포인트 낮았다. 전국 17개 시·도 중 투표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전남(58.5%)이었고, 이어 강원(57.8%), 경남(53.4%), 서울(53.2%) 등 순서였다. 경기(50.6%), 인천(48.9%), 대구(43.2%), 부산(49.1%) 등의 투표율은 전국 평균보다 낮았다. 광주는 37.7%로 가장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지방선거 투표율이 역대 두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한 것은 대선이 끝난 지 석달이 채 안 된 점과 새 정부 출범 등에 따른 선거 피로감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30대 청년 세대의 낮은 투표 참여가 주된 원인이 됐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지난 대선과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이어 이번 선거에서도 청년들이 대거 투표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5월22~23일 전국 만 18살 이상 유권자 1505명을 상대로 벌인 ‘제8회 지방선거 유권자 의식조사’ 결과를 보면, 이번 지방선거에 ‘관심 있다’는 응답은 79.6%였다. 반면 20대(18~19살 포함)에서는 이 응답이 56.7%로 조사돼 전체 응답에 견줘 22.9%포인트 낮았다. 4년 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뤄진 같은 조사에 견줘서도 15.8%포인트 낮아졌다.
유권자의 관심을 끌 이슈가 없었다는 점도 낮은 투표율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정치학)는 “역대 지방선거를 보면, 2010년에는 무상급식 이슈, 2014년엔 세월호 이슈, 2018년엔 남북 정상회담 등 평화 이슈 등이 있었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별다른 이슈가 없어 유권자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고 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상당수가 이번 선거에서 투표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출범한 지 불과 한달도 안 된 새 정부에 힘을 실어줘야 할 여당 지지자들로서는 투표 동력이 떨어질 이유가 없다. 반면 야당이 대선 패배 뒤 반성과 쇄신을 제쳐둔 모습을 보이면서 지지자들을 투표장으로 이끌 동력을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광주에서 투표율이 30%대를 기록한 것이 대표적이다. 엄경영 소장은 “광주는 역대 선거에서 늘 전략적 선택을 해왔다. 광주의 낮은 투표율은 민주당에 대한 실망이라고 봐야 한다”고 짚었다.
한편에서는 승리를 낙관한 여당 지지자들이 적극적으로 투표장에 나오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규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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