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은 지난 27일 핵무기연구소에서 최근 사업정형과 생산 실태를 보고받았다고 28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보고 받는 장소 주변에 핵탄두(오른쪽) 등이 놓여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은 28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의 ‘핵무기병기화사업 지도’ 소식을 보도하면서 전술핵탄두 실물과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이 2016·2017년 제5·6차 핵실험 때 증폭핵분열탄(추정) 탄두와 수소탄(북한 주장) 같은 실험용 핵탄두를 공개한 적은 있지만 실전용 전술핵탄두 실물이나 모형, 사진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총비서가 각종 미사일과 함께 전술핵탄두 ‘화산-31’을 살펴보는 사진들을 공개하며 이 탄두를 8종의 투발 수단에 장착한 것을 설명한 액자를 일부러 노출했다. 북한이 공개한 8종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 KN-23 전 계열과 북한판 에이태큼스(전술지대지미사일) KN-24, 초대형 방사포 KN-25, 신형 전술유도무기, 화살-1·2 순항미사일, 핵어뢰 ‘해일’ 등이다. 탄도·순항미사일, 방사포, 어뢰 등 다양한 투발 수단에 달 만큼 핵탄두를 소형화·경량화·규격화했다고 과시한 것이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날 북한 보도는 핵무력의 질량적 강화 차원에서 핵무기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기 위해 무기급 핵물질 생산을 확대하며 위력한 핵무기 생산에 박차를 가해 나가겠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 다양한 운반 수단을 완성했으니 앞으로는 반격 능력에 충분한 숫자의 핵탄두를 증가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북한이 현재 수십기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100~300여기를 보유하려는 것으로 추계한다.
북한은 2016년 이후 ‘핵탄두의 표준화·규격화·소형화·경량화·다종화 달성’을 주장하면서 핵탄두와 미사일의 대량 생산 및 실전 배치 의사 등을 밝혀왔다. 그동안 군당국은 북한의 주장을 “과장과 조작이 섞인 기만 전술”로 치부했다. 북한은 이날 전술핵탄두 실물 공개 등으로 정면 반박했다. 특히 지난 25~27일 북한 중부전선 부대의 지대지 전술탄도미사일 핵 공중폭발 타격 방식 교육시범사격 훈련이 눈길을 끈다. 군단 교육중대가 일선 부대원들에게 무기 사용을 교육하려면 무기의 실전 배치를 전제로 한다.
군당국은 북한이 전술미사일 등에 탑재할 만큼 핵탄두를 작게 만들지 못해 실전 배치가 안 됐다고 판단했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북한 보도 뒤 정례브리핑에서도 “핵 능력 전력화가 완료됐다고 보려면 실제와 동일한 환경에서 실험을 성공해야 그 무기가 완성됐다고 볼 수 있다. 아직 확인된 것이 없다”고 기존 판단을 유지했다.
권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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