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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시장님 ‘황제테니스’친 뒤 ‘위대한 의자’ 앉다

등록 2006-03-15 18:50수정 2006-03-15 22:25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위대한 의자, 20세기 디자인’ 전시회에 내걸린 이명박 서울시장 사진. 김종수 기자 <A href="mailto:jongsoo@haani.co.kr">jongsoo@haani.co.kr</A>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위대한 의자, 20세기 디자인’ 전시회에 내걸린 이명박 서울시장 사진. 김종수 기자 jongsoo@haani.co.kr
이명박 시장, 남산테니스장 주말독점 의혹 이어 ‘사진전’ 맨 앞자리
이해찬 국무총리가 ‘3.1절 골프’ 의혹으로 낙마한 데 이어 이명박 서울시장이 시민에게 개방돼 있는 남산 실내테니스장을 사용료도 제대로 내지 않은 채 주말 황금시간대를 독점적으로 사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와이티엔(YTN)>은 13일 “이 시장이 지난 2003년 4월부터 2004년 8월까지 테니스장 위탁 운영업체인 한국체육진흥회와 구두계약을 맺은 서울시 테니스협회장 S씨(당시)와 토요일 종일과 일요일 오후 시간대에 수시로 찾아와 테니스를 즐긴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 시장은 지난해에도 서울시 체육회 관계자가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시간대를 예약하자, S 전 회장과 수시로 이 곳을 이용했으나 사용료를 제때 내지 않고 뒤늦게 일부만 정산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 시장은 테니스장 독점사용 문제가 불거지자 지난해 12월 미납금 600만원을 냈다. 그렇지만 2003년 4월부터 2004년 8월, 2005년 상반기 분은 내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비용 3600만원 가운데 할인받은 2000여만원은 동반 사업가가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함께 테니스를 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비용을 분담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이 시장의 해명에도 불구, 수천만원의 테니스장 사용료를 내면서 이 시장이 제외된 데 대해 ‘의혹’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때문에 이 시장의 테니스장 사용료를 낸 사업가가 어떤 호의(?)를 가지고 사용료 2천여만원을 대납했는지에 대한 진상을 밝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시장이 테니스장을 사용하는 주말엔 일반 회원들의 사용을 막기로 해 이 시장을 위한 사실상의 ‘황제 테니스’가 아니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와이티엔이 입수한 자료를 보면, S 전 회장은 체육진흥회와의 계약에서 토요일과 일요일 언제라도 일반 회원의 사용을 전적으로 배제한 채 이 시장이 테니스장을 독점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옛 안기부의 체육관이던 남산 실내테니스장은 지난 95년 서울시로 소유권이 넘어오면서 시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체육시설로 개방되었다.

◇ 이 시장 “테니스 비용 자발적으로 분담, 문제 없다” 해명

이 시장의 ‘황제 테니스’에 대해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은 15일 논평을 내어 이 시장을 비난했다. 이 총리 낙마로 의기소침해 있는 여당은 이를 정치쟁점화할 태세다.

열린우리당은 논평에서 “수년간에 걸쳐 몇몇 유력인사들과 황제테니스를 즐겨온 이 시장의 테니스장 사용료는 함께 테니스를 치던 사업자 등이 지불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 시장쪽이 뒤늦게 지불한 사용료 600만원 외에 동반한 사업자가 1년 10개월 기간의 테니스장 사용료 3600여만원을 할인받아 모두 2000여만원을 지급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열린우리당은 “서울시민의 공간인 테니스장 이용료조차 자신의 돈으로 지불하지 않은 이 시장의 파렴치함이 실로 경이롭기까지 하다”며 “2000만원이란 거액의 황제테니스 사용료를 지불한 사업가들이 누구인지, 접대의 대가로 황제 로비를 받은 사실이 없는지 분명히 밝히라”고 촉구했다.

민노당도 이날 “이명박 시장이 토요일과 일요일 언제라도 일반 회원의 사용을 전적으로 배제한 채 테니스장을 독점 사용하면서도 2003년 4월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의 테니스장 사용료 2천여만원을 부담하지 않고 다른 이용자들이 낸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 시장의 테니스장 사용료 특혜 의혹은 서울시민의 자산을 독점적으로 이용해 왔다는 측면에서 소수 기득권층의 특권의식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노당은 “이해찬 총리의 골프로비 의혹과 마찬가지로 이번 황제테니스 문제에 또 다른 로비의혹은 없었는지 밝혀야 한다”며 “이명박 시장과 서울시는 이명박 시장의 황제테니스에 초청된 파트너와 테니스장 사용료를 대신 낸 사람들이 누구인지, 그리고 돈을 나누어낸 사람들이 누구인지 밝혀야 하며, 그들과 서울시가 어떤 업무 연관성을 갖고 있는지, 혹은 특혜를 주고받은 것은 없는지에 대해 명확한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 누리꾼, “황제 골프만 아니라 황제 테니스도 문제”

이명박 시장
이명박 시장

누리꾼은 “황제 골프만 아니라 황제 테니스도 문제”라는 반응이다. 특히 시민들의 사용을 막고, 독점적으로 테니스장을 사용했다는 사실에 분노하는 분위기다.

<네이버>의 ‘dhfrhtdl’는 “시민에게 개방돼 있는 시설을 황금시간대인 주말에 권력을 이용하여 독점적으로 이용을 해놓고 반성도 할 줄 모르는 사람이 만인지상 위치에 올라가면 어찌하겠는지 불보듯 훤하다”라고 꼬집었고, ‘seijunko’는 “이용기간이 최소 2년은 넘을 거 같은데 1달을 4주로만 잡아서 계산해도 주당 46만원꼴로 액수 자체가 호화사치는 아니지만, 주말 황금시간대를 테니스협회나 서울시 체육회가 독점함으로써 시민들에게 상대적으로 이용의 기회를 박탈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parkbasra’는 “시민 시설에 대해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전부를 그렇게 자리잡아뒀다는 것 자체가 비난을 받아야 할 일”이라며 “요금조차 제대로 안냈다니 말이 안나온다”고 혀를 찼다.

함께 테니스를 친 사업가와 비용을 대신 지불한 인사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해명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argyris’는 “주말에 시민이 이용하는 테니스장을 전세내어 치다니, 시민을 생각하는 시장이 아니라 권위주의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시장”이라며 “테니스장에서 뭐 주고 받은 것 없는지 검찰이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 서울시립미술관 주최 전시회, ‘위대한 의자’에 앉은 이명박 사진 내걸어

‘위대한 의자’ 시리즈는 오드리 햅번, 장 뤼크 고다르 등 세계적 예술인 담아

한편, 서울시립미술관이 주최하고 있는 ‘위대한 의자, 20세기의 디자인’ 전시회에 느닷없이 이명박 서울시장의 사진을 끼워넣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문이 확대되고 있다. 11일부터 시작된 전시회에는 찰스&레이 임즈, 버너 팬톤, 필립 스탁 등 20세기를 대표하는 디자이너들의 의자 작품 100여점과 오드리 햅번, 장 뤼크 고다르 등 세계적인 문화 예술인들이 ‘위대한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의 사진 133점이 출품돼 있다.

그러나 <문화일보>에 따르면 미술관쪽은 전시회에 앞서 재미 사진작가 준초이(한국명 최명준)씨에게 시장을 비롯한 한국의 명사 14명 사진을 단 2주 만에 찍어달라고 요청해 이 시장의 사진을 전시했다. 이명박 서울시장이 ‘위대한 의자’에 앉아 서울시립미술관 전시회의 맨 앞에 내걸린 것이다. 14명 ‘명사’에는 하종현 서울시립미술관장과 유인촌 서울문화재단 대표도 포함되어 있다. 스위스 비트라디자인미술관의 컬렉션인 인물사진 전시에는 전통적으로 정치인이 배제되어 왔다.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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