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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좌고우면 리더십 이재명의 1년…‘옥중 총선’ 시나리오까지 제기

등록 2023-08-28 05:00수정 2023-08-28 13:0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관련 1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관련 1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살을 깎고 뼈를 깎아 넣는 심정으로, 완전히 새로운 민주당을 만드는 데 저 자신을 온전히 던지겠습니다.”

1년 전인 지난해 8월28일 더불어민주당 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당선된 직후 수락연설에서 이재명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정권교체 뒤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 등 자신을 향한 검찰 수사가 전개되던 가운데 국회의원직과 대표직에 잇달아 출마한 이 대표를 향해 ‘방탄용 출마’라는 비판이 높았지만, 당내 유일한 대선주자인 그에게 ‘통합과 혁신의 리더십’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았다.

1년이 지난 현재 이 대표의 리더십을 향한 당 안팎의 평가는 인색하다. 친이낙연계뿐 아니라 ‘중간지대’에 선 의원들조차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김남국 의원 가상자산 투기 논란’은 물론 ‘김은경 혁신위원장 논란’에서 이 대표가 좌고우면하는 태도를 보인 것을 두고 그의 리더십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상태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 박스권에 갇힌 상태에서 민주당이 30%에 이르는 무당층의 지지를 흡수하기는커녕 여당과 엎치락뒤치락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어서다. 계파색이 옅은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27일 한겨레에 “검찰 정권의 파상 공세를 방어하기에 급급하다 보니 제1야당으로서 국회 운영을 주도하거나 국정을 실효적으로 견제하는 데 역부족일 수밖에 없었다”고 짚었다. 당대표 임기 2년 중 절반을 ‘사법 리스크’와 싸움으로 보냈다는 것이다.

이 대표에게 더 큰 시험대는 남은 임기 동안 닥쳐올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2차 구속 시도와 체포동의안 처리 과정부터 내년 4월 총선에 이르기까지 이 대표 자신의 거취를 놓고 ‘정치적 결단’을 끊임없이 요구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백현동 개발특혜 의혹’과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오는 30일 이 대표 소환조사를 마치면 다음달 정기국회 회기 중 구속영장을 들이밀 것으로 전망된다. 계파색이 옅은 또다른 의원은 “9월은 지난해 대선 이후 1년6개월가량 벌어진 검찰과 민주당 격돌의 클라이맥스가 될 것”이라며 “체포동의안 처리 과정과 법원의 영장 발부 여부, 이후 민심 추이에 따라 여야 총선전의 발판이 깔릴 거로 본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판단과 그에 따른 책임은 모두 이 대표의 몫일 수밖에 없다. 당장 체포동의안 처리 문제를 두고 지도부 안에서도 ‘부결’부터 ‘가결 전제 자유투표’까지 설왕설래하고 있지만, 모두 가정일 뿐, 실제 구속영장이 청구됐을 때 당사자인 이 대표의 판단이 가장 중요하다. 한 관계자는 “이 대표가 체포동의안의 가·부결을 따지는 셈법에선 이미 벗어난 것 같다”며 “지금은 ‘만에 하나 구속된다 해도 그에 따른 국민적 지지를 어떻게 얻어낼 것인가’를 생각하는 상태”라고 전했다.

결국 판단의 저울추가 ‘총선 민심’에 달렸다고 할 때, 민주당 내 계파 갈등의 핵심은 ‘이재명’이라는 간판으로 총선 승리를 이끌 수 있을지 여부다. 당 대주주인 이 대표가 설령 구속되더라도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새 지도부나 비상대책위원회를 통해 ‘옥중 공천’으로 총선에 영향력을 행사할 거란 전망까지 제기되면서 당내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비명계의 한 의원은 “이 대표가 구속 여부와 무관하게 스스로 대표직을 정리하지 않는다면 40명이든 50명이든 혁신과 변화를 깃발 삼은 이들이 이 대표와 싸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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