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이재명 체포안 박수는 쳤지만…‘수 싸움’ 속내는 복잡

이재명 영장 기각 땐 ‘정치수사’ 역풍 우려
야당 새 지도부 쇄신 땐 지지율 밀릴까 걱정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자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라며 반겼다. 하지만 법원에서 이 대표 구속영장이 발부되든 기각되든 국민의힘에 유리할 게 없다는 내부 기류도 감지된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것은 이제 국회가 사법 처리를 법원에 맡기고 무너진 정치를 복원해 민생을 챙기라는 것”이라며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이철규 사무총장도 “그동안 상식과 정의가 무너진 국회에서 억지와 불의를 정의와 상식이 이긴 한국 정치의 정상화 첫 단계”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여당의 속내는 마냥 편치만은 않다. 당장 오는 26일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서 이 대표에 대한 영장이 기각될 경우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행여라도 구속영장이 기각되면, 민주당이 ‘정치검찰이 무리한 수사를 했다’고 곧바로 반격에 나설 것”이라며 “그 경우 우리가 수세에 몰릴 수도 있어서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 구속영장이 발부되는 경우 또한 호재라고 볼 수 없다는 기류도 있다. 민주당이 새 지도부를 꾸리게 되면 야당이 쇄신 이미지를 가져가 여당이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영남 중진 의원은 “그동안 말 많고 탈 많던 ‘이재명 지도부’를 상대하면서도 지지율 반사이익을 전혀 누리지 못했었는데, 야당이 환골탈태하면 우리 지지율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e-mail] 신민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