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블루파워 석탄화력발전 중단을 요구하는 환경∙시민단체’ 소속회원들이 2020년 11월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석탄화력발전소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35년까지 석탄발전소를 퇴출하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면, 연간 1조원의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7일 기후변화 싱크탱크인 사단법인 넥스트는 “미국의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와 공동 연구 결과, 한국 상황에 맞춘 최적 전원구성(에너지 믹스) 모형을 개발했다”며 “이 모형에 따르면, 한국이 2035년까지 재생에너지와 원전 비중을 80%까지 높이면, 석탄발전이 없이도 2018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80% 감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단법인 넥스트는 이날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환경부 산하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와 함께 연 ‘민관이 함께 하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최적의 이행방안과 비용과제’ 토론회에서 이런 내용을 발표했다.
이 시나리오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크게 올리고, 원자력발전은 지금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2035년까지 석탄발전을 퇴출해, 그해 발전량 비중은 △재생에너지 50% △원자력 30% △가스 20%로 구성된다.
넥스트는 그동안 지적됐던 재생에너지의 안정성과 경제성에 대해서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밝혔다. 풍력과 태양열 등 재생에너지는 날씨와 밤낮에 따라 발전량이 크게 변동하는 경향이 있다. 더불어 화석연료 발전소에 견줘 재생에너지의 낮은 경제성을 걱정하는 시각도 있다.
넥스트는 “7년간의 기상 데이터를 적용해서 분석한 결과 연중 전력 부하가 가장 높을 때와 낮을 때 모두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경제성에 대해서는 “분석 기간 재생에너지 설치 비용이 연간 5조원 추가되지만, 동시에 화석연료 구매비용은 연간 6조원 감축돼, 최종 비용은 연간 1조원 줄어드는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서는 2030년 산업 부문 배출량을 2018년 대비 5500만톤 줄여야 한다. 정부안에 견줘 1600만톤 추가 감축하는 것으로, 철강 산업에서 △직접 환원철 공정 도입 △석유화학 산업에서 물리적∙화학적 재활용 합성수지 생산 △반도체∙디스플레이 부문에서 불화가스 분해 장치의 효율 개선 등 기술적 혁신이 제시됐다. 수송 부문에서는 2030년까지 약 1천만대 이상의 친환경차를 보급해 2018년 대비 40% 이상 줄여야 한다.
정부는 2021년 발표한 2030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에서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 40%를 줄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넥스트는 “이번 시나리오 분석 결과, 2030년까지 정부안보다 600만톤 더 줄이는 경로가 가능하다. 정부안은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국외 감축(3350만톤)과 탄소포집∙저장∙활용(CCUS) 기술을 이용한 감축(1030만톤)을 고려한 반면, 이 시나리오에서는 국내에서의 노력만으로 2018년 대비 40%의 온실가스 감축을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