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대구의 낮 최고기온이 29.8도까지 오르는 등 때 이른 더위에 대구 수성못을 찾은 시민들이 스프링클러 아래에서 나오는 물을 맞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5월부터 때이른 초여름 더위가 시작돼, 6~7월에도 평년보다 더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기상청은 27일 발표한 ‘3개월 전망 해설서’에서 늦봄인 5월 기온이 평년(17~17.6도)보다 높을 확률이 50%, 비슷할 확률이 40%라고 밝혔다. 6월과 7월 기온은 평년(6월 21.1~21.7도, 7월 24.0~25.2도)과 비교해 높을 확률과 비슷할 확률이 각각 40%였다. 기상청은 한국을 포함해 미국, 영국 등 전세계 13개 기상청 및 관계 기관이 제공한 기후예측모델 모두에서 5~7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클 것으로 예측했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5~7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겠다고 본 이유로, 지난 겨울 및 봄철에 걸친 ‘라니냐 현상’(서태평양 수온이 올라가고 동태평양에 차가운 해수가 강하게 올라오는 현상, 대체로 지구 온도가 하강)으로 서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상승한 점을 꼽았다.
서태평양 해수면 온도는 4월 현재 평년보다 0.8도 높은 상태다. 이 지역 해수면 온도가 높은 상태로 6월까지 지속할 경우, 서태평양 지역에는 상승기류가 발생하고, 대류가 활발한 상태가 유지된다. 이 경우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은 대류가 억제돼 주로 맑은 날씨가 이어져 기온이 평년보다 높은 경향을 보인다.
서태평양 상승기류 발생으로 한반도 지역 고기압성 순환이 강화되면 공기가 압축돼 열에너지가 증가하면서 기온이 상승하는 ‘단열승온’ 현상이 발생한다. 또한 고기압으로 인해 맑은 날씨가 지속하면서 햇볕에 의해 지면이 가열돼 기온이 높아질 수 있다.
또 북극 바다얼음(해빙) 면적이 적을 때도 통계적으로 5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은 경향을 보인다. 기상청은 현재까지 북극 바렌츠해 해빙 면적이 적은 상태가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기상청은 만주 지역에 눈이 적게 쌓인 탓에 6월 한반도의 기온이 평년보다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만주지역에 눈이 평년보다 적으면 햇볕에 의해 지면이 가열되면서 오호츠크해에 고기압이 발달한다. 이 경우 한반도 쪽에는 저기압성 순환이 강화되면서 찬 공기가 유입될 수 있다.
또 여름철 ‘엘니뇨’(동태평양으로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는 현상, 발생 시 대체로 지구 온도가 상승)가 발생하면 열대 중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상승해 열에너지를 북쪽으로 보내면서 한반도 쪽에 저기압이 발달한다. 저기압이 발달하면 구름이 많이 발생해 햇볕을 차단하기 때문에 7월 기온이 평년보다 낮을 수 있다.
강수량은 5~6월에는 평년과 비슷할 확률(50%)이 더 컸지만, 7월에는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을 확률이 각각 40%였다. 기상청은 7월에 강수량이 많을 확률이 높은 이유로 엘니뇨로 인해 한반도 주변 저기압성 순환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엘니뇨 발달 시기에 우리나라 날씨는 여름철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평년보다 기온이 낮고 비가 많은 경향을 보였다.
신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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