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원한다면 사람들과 함께 달릴 수 있는 달리기 모임, ‘러닝 하이’.
자신이 입양아라는 사실에 힘들어하는 하빈과 아들만 편애하는 엄마에 화가 나고 지친 민희. 탁경은 작가는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해 고민하는 이 두 소녀가 주말마다 각자의 사정을 안고 달리면서 ‘나’를 찾아가는 이야기를 책에 담았다.
하빈이 ‘러닝 하이’에 들어온 지 꽤 지난 어느 날, 또래처럼 보이는 민희가 모임에 참여하고 처음에는 민희의 페이스메이커가 되어주는 막중한 임무를 맡는다. 매사에 귀찮아했던 민희에게는 무엇을 하든 열정 넘치는 하빈은 그저 거슬릴 뿐이었다.
하지만 하빈은 계속 민희의 달리기 멘토를 하며 달리기를 할 때 자신이 느꼈던 행복감과 뿌듯함을 민희에게도 느끼게 해 주고 싶어 한다. 달리기를 함께하면서 ‘러닝 하이’ 멤버들은 서로의 고민도 털어놓을 수 있을 만큼 가까워졌다. 하빈과 민희는 한동안 마음속에서 꺼내지 못했던 고민을 ‘러닝 하이’ 언니들에게 털어놓는다.
“모든 게 완벽하면 좋지. 그렇지만 그런 인생은 별로 없을 거야.” “내가 어떻게 공을 받아칠지가 결국 내 인생을 결정하는 거 아닐까? 오만상을 찌푸리고 억울해하면서 공을 넘길 수도 있고 웃으면서 즐겁게 공을 넘길 수도 있어. 선택은 네가 하는 거야.” 힘들어하는 하빈에게 ‘러닝 하이’ 멤버 언니는 진심 어린 조언을 해준다. 그리고 하빈, 민희. ‘러닝 하이’의 멤버들은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달리기를 시작한다.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조언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정말 중요하고 소중한 것 같다. 내 편이 하나라도 있으면 힘이 나는 것은 당연하니까. 만약 이 친구들이 ‘러닝 하이’라는 달리기 모임을 몰랐다면, 알고도 참여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아마 우울해하며 하루하루를 보냈을지도 모르겠다.
하빈이 달리기를 하는 것처럼 나에게도 힘든 일을 다 잊게 해주는 일들이 있었나 생각해 보았다. 아마 나는 힘들 때 그것을 잊을 방법은 생각하지 않고 그냥 괴로워만 했던 것 같다. 하빈과 민희에게는 힘듦을 잊게 해주는 활동과 옆에서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어려운 일도 홀가분하게 풀어나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빈의 달리기에 대한 마음가짐, 생각 또한 인상적이었다. “힘들어서 좋아.” “무겁던 짐 덩어리가 가벼워지니까.” 하빈은 달리는 순간 느껴지는 자유로움이 좋아서 달린다.
아직은 달리기가 익숙하지 않은 민희도 언젠가는 자유롭고 가벼운 마음으로 달리기를 했으면 좋겠다. 혼자 끙끙 앓던 민희, 그리고 하빈의 마음고생이 심했던 만큼 둘이 함께 뛰며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을 보고 싶다.
정예원 경기 광명 하안북중학교 1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