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공식발표…일부 사립대는 반발
정부가 24일 전국대학 입학처장 협의회 회장단의 전날 ‘학생부 실질반영 비율의 단계적 확대’ 제안을 ‘연차별 확대안 구체적 제시’를 전제로 수용할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고려대 등 이른바 ‘상위권’ 사립대들이 ‘연차별 확대안 제시’에 반발하고 있어, 정부와 대학 간 갈등이 곧 마무리될지는 불투명하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이날 서남수 교육부 차관 주재로 열린 대책회의에서 “대학입시가 닥친 상황에서 수험생과 학부모의 혼란을 줄일 필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대학들의 잇단 건의를 수용하되 내신 실질반영 비율의 연차별 확대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것을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한 고위 간부가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현재 내신 실질반영률이 5~10%인데, 이걸 너무 급격히 올리는 데 따르는 무리가 있고, 내신을 망치면 3학년 때 잘한 학생에게 기회가 없다는 대학들의 논리가 나름의 타당성이 있다”며 대학들의 제안을 수용할 방침임을 내비쳤다.
그러나 서명범 교육부 기획홍보관리관은 “서울대의 올해 내신 1~2등급 만점 고수 방침의 효과, 각 대학 내신의 실질적 영향력 등을 살펴 행정·재정 제재와 연계한다는 기존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며 “학생부 실질반영 비율을 포함한 2008학년도 대학 입학전형 방법에 대한 종합적인 입장과 대책을 25일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유성 고려대 입학처장은 이날 “내신의 연차별 확대 계획을 내기란 현재로선 불가능하다”며 “입학처장 협의회도 (회원 대학들에) 구속력 있는 기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영수 서강대 입학처장도 “내신 연차별 확대 여부는 올해 입시가 끝나봐야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입학처장 협의회 회장단 견해는 그들의 의견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정완용 경희대 입학처장 등 전국대학 입학처장 협의회 회장단은 23일 긴급 모임을 열어 회원 대학들에 학생부 실질반영 비율의 확대와 학생부의 9등급 구분을 통해 2008학년도 대입제도 취지를 실천할 것을 당부했다. 이들은 정부에는 ‘학생부 실질반영 비율의 단계적 확대 방안 마련’을 주문하면서 “서울지역 ‘소수의 대학 중심’ 입시정책에서 탈피해 전국의 모든 대학을 아우르는 대입 정책을 수립·시행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서울경인지역 대학 입학처장 협의회’ 회장단도 지난 22일 모임을 열어 학생부 실질반영 비율 확대에 힘쓸 것을 회원 대학들에 촉구한 바 있다.
이수범 최현준 기자 kjls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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