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인사위원회 위원인 전지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23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 도착해 회의실로 향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 중간간부 인사 방향을 결정하는 검찰인사위원회(인사위)가 23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리면서 검찰 인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인사위에선 검찰 중간 간부급(차장·부장검사) 인사 결과를 검찰 조직개편안이 통과되는 이달 말 발표하기로 결정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번 인사 방향으로 “조직안정과 검찰 내부 쇄신”을 꼽았다.
법무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2시간가량 인사위를 열어 대규모 인사로 예고된 고검검사급 중간간부 인사기준과 시점 등을 심의했다. 인사위는 이번 인사에서 사법연수원 31기 우수 자원을 차장검사에, 35기 부부장검사 중 일부를 부장검사에 신규 보임하고, 36기도 부부장으로 신규 보임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인권 보호와 형사·공판 관련 업무에 관련한 검사들을 우대하는 등 기존 인사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박범계 장관은 이날 인사위 개최에 앞서 인사 방향을 묻는 기자들의 말에 “검찰 내부 쇄신”을 강조했다. 박 장관은 “검찰 개혁과 조직안정의 조화, 앞으로의 인사적체 전망 등 연장 선상에서 큰 규모의 인사가 필요하단 점을 인사위원들이 잘 토론해서 결론을 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인사위는 중간간부 인사 시점을 이달 말로 결정했다. 통상 인사위가 열린 당일이나 다음날 인사를 발표해왔지만, 검찰 조직개편안이 국무회의 의결을 앞둔 만큼 조직개편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는 29일 이후를 인사 시점으로 잡은 것이다. 박 장관과 김오수 검찰총장은 지난 20일 주말 회동을 통해 인사와 관련해 추가 만남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구체적인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박 장관은 이번 중간간부 인사를 두고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대규모 인사를 예고한 바 있다. 고검검사(차장·부장검사)급 전체 보직 중 90% 이상이 승진·전보 인사 대상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김학의 출국금지 사건을 수사한 이정섭 수원지검 형사3부장과 청와대의 김학의 사건 기획사정 의혹을 수사한 변필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 월성원전 경제성 조작 사건을 수사한 이상현 대전지검 형사5부장 등의 교체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검찰 조직개편안에 따라 검찰총장의 사전 승인을 받아 직접수사를 할 수 있는 일선 지검·지청의 형사부 말부 부장검사 자리에 누가 배치될지도 이번 인사의 관전 포인트다. 권력 수사팀이 대거 교체된다면 검찰 내 반발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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