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울진, 강원 삼척 산불이 불머리가 잡히지 않은 6일 저녁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 금강소나무숲길 인근으로 산불이 번져가고 있다. 울진/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경북 울진·강원 삼척 산불이 주불 진화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산불 닷새째인 8일 새벽 한때 금강송 군락지 보호구역으로 불똥이 날아들어 당국이 진화에 나서 가까스로 방어에 성공했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8일 오전 울진 현장에서 연 정례브리핑에서 “밤사이 금강송 군락지 쪽인 소광리 지역을 위협했던 일부 화선을 제압하는 성과가 있었고, 8일 새벽 이쪽 화선에서 생긴 불똥 두 개가 군락지 쪽으로 날아들어 가서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똥이 날아간다’는 것은 불길의 세기가 그만큼 세다는 뜻이다. 현재까지 금강송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청장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공세적으로 진화해 산불 진화에 성과를 도출하겠다. 소광리 군락지와 36번국도를 방어선으로 구축해 산불 확산 막을 계획이다. 산불영향구역이 워낙 넓어 장기전도 생각하고 있다. 주불 진화 시기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000년 동해안 산불 피해 규모가 약 2만여ha였는데, 현재 울진·삼척, 강릉·동해 면적을 합친 규모와 비슷하다. 당시 열흘에 걸쳐 진압했다는 것을 참고해달라”고 말했다.
8일 오전 9기 현재 산불영향구역 1만7929ha(울진 1만7157, 삼척772)로 어제 일몰 전인 오후 5시보다 244ha 늘었다. 이날 헬기 82대와 산불진화차 49대, 소방차 280대 등을 투입하고, 특수·전문·공중진화대 1361명, 군인 1265명 등 인력 4462명을 투입할 계획이다. 울진군에서는 울진국민체육센터 등 17곳에 305명이 대피 중이다. 울진군은 북면 덕구온천리조트를 임시 거처로 마련해 8일부터 신속항원검사를 한 뒤 이재민들을 이송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정오부터 동풍이 불 것으로 예보됐지만, 당국은 바람 속도가 3m/s로 낮아 진화 작업에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