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종착지는 이재명? 대장동 전면 재수사 나선 검찰

검찰, 대장동 사업 변경 과정 재구성 주력
이재명 의원 등 성남시 윗선에 수사력 집중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참여 민간업체인 화천대유자산관리가 위치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사무실로 지난해 9월 한 직원이 들어가고 있다. 성남/강창광 선임기자 [e-mail]

검찰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전반에 대해 사실상 재수사에 착수했다. 특히 수사팀은 민관 합동으로 진행된 대장동 사업 방식 결정 과정을 재구성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대통령 선거 이전에 진행됐던 1차 수사 당시 풀어내지 못한 성남시와의 연결 고리를 찾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당시 성남시의 윗선을 겨눈 셈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3부(부장 강백신)는 지난달 중하순께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공사)에 공문을 보내 대장동 사업 관련 각종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3일 확인됐다. 성남시에는 대장동 사업자 선정 등과 관련된 자료를, 공사에는 대장동 사업 공모지침서와 초과이익환수 조항 검토서 등과 관련된 자료를 요구했다고 한다.

검찰은 이미 지난해 이들 기관을 상대로 압수수색에 나섰는데 추가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 생겨 자료 요청을 한 것으로 보인다. 공모지침서 조항 변경이나 초과이익 환수 조항 삭제 등은 이미 재판에 넘겨진 유동규 전 공사 기획본부장 등의 혐의(배임)를 구성하는 핵심 내용이다. 지난달 검찰 정기 인사로 수사팀이 전면 개편됐는데, 이전 수사팀이 기소 결정을 한 부분까지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셈이다.

수사팀은 2014년 대장동 사업이 민관 합동 개발로 결정되기 전후 상황을 재구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말부터 2011~12년 대장동 도시개발추진위원장을 맡은 해당 지역 원주민 2명, 2011~13년 성남시 도시개발사업단장을 지낸 ㄱ씨, 2009년 민간개발 방식으로 대장동 사업을 진행해 온 이강길씨 등을 잇달아 불러 대장동 사업 변경 과정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십수년 동안 꾸준히 지역 개발 바람을 탔던 대장동은 수차례 개발 사업이 추진되고 좌절되는 과정을 거쳤는데, 2010년 7월 이재명 의원이 성남시장에 취임할 무렵에도 몇차례 사업 방식이 변경됐다. 이전까지 대장동 공공개발을 추진하던 엘에이치(LH)가 2010년 6월 사업을 포기한 뒤, 성남시가 2011년 3월 공공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성남시의회 등의 반대에 부딪히자 2014년 사업 방식을 다시 민관 합동으로 변경했다. 이 사이 민간개발을 준비해 온 남욱 변호사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등은 2012~13년 민간 사업자가 대장동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성남시의회 의원 등을 상대로 로비 작업을 벌여왔다. 결국 이들은 사업 방식이 민관 합동으로 변경된 뒤 대장동 사업에 참여할 수 있었다.

검찰 안팎에선 수사팀이 대장동 사업 방식 선정에 수사력을 집중하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사업 방식 결정의 최종 의사결정권자였던 이재명 의원을 최종 목표로 상정한 수사 구조 아니냐는 것이다. 앞서 김만배씨와 남 변호사 등은 사업 수익 배분구조를 민간에게 유리하게 설계해 공사에 최소 651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 등으로 지난해 11월 기소됐지만, 이 사업을 최종 승인한 이 의원 등 성남시 관계자들은 기소를 면했다. 한 검찰 간부는 “수사팀이 이 의원 등의 배임 혐의 공범 성립 여부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수사를 벌이는 모양새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재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