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지난달 2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이태원참사특수본에 참사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이태원 참사를 수사하는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을 비롯해 참사 당시 용산경찰서에 근무했던 4명을 검찰에 넘겼다.
특수본은 30일 이 전 서장(총경)과 송병주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경정)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 등으로 서울서부지검에 구속송치 했다고 밝혔다. 이 전 서장은 핼러윈 기간 인파가 몰릴 것으로 충분히 예상되는데도 사전 조처를 하지 않았고, 참사 당일인 지난 10월29일 현장에 늦게 도착하는 등 부실 대응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송 전 실장은 현장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았지만, 윗선에 보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늑장 대응을 한 혐의다. 이 전 서장은 고의성을 입증해야 하는 직무 유기 혐의로도 입건됐지만, 업무상과실치사상과 함께 적용하기 어렵다고 보고 제외했다.
이 전 서장은 자신의 현장 도착 시각이 허위로 기재된 상황보고서를 직접 검토했으나 바로잡지 않은 혐의(허위공문서작성·행사)도 받는다. 상황보고서를 작성한 용산서 소속 직원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송치됐다. 이 전 서장은 참사 당일 밤 11시5분에 사고 현장 인근인 이태원파출소에 도착했지만 상황보고서에는 참사 직후인 밤 10시17분에 도착한 것으로 적혔다.
용산서 112상황팀장은 참사 당일 용산서 상황실에서 근무하며 112신고 처리를 소홀하게 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상)로 불구속 상태에서 검찰에 넘겨졌다.
앞서 특수본은 지난 13일 핼러윈 위험분석 보고서를 삭제했다는 의혹을 받는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 등 정보라인 경찰 3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또한 이 전 서장과 박희영 용산구청장 등 재난 대응에 책임이 있는 지역 기관장을 차례로 구속했다.
이우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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