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서울 지하철 시청역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관계자들이 서울 420 장애인차별철폐연대 투쟁 선포 결의대회를 열어 박경석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서울시에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자”며 23일 오전 11시 재개하려던 지하철 탑승 시위를 유보했다. 이날 오전 서울시가 “대화 창구는 항상 열려 있다”며 전장연에 시위 중단을 요청한 것에 따른 것이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23일 오전 11시 서울지하철 1호선 시청역 승강장에서 열린 ‘서울420장애인차별철폐연대 투쟁 선포’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불법을 저지를 생각이 없다. 지하철에 탑승한 시민들에게 헌법에 보장된 장애인의 기본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 지독한 차별 상태에 대해 말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전장연은 오는 4월20일 ‘장애인의 날’까지 서울지하철 1호선 시청역 승강장에서 천막 농성 투쟁을 하며 서울시와의 대화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이날 오전 서울시는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하겠다는 전장연에 ‘대화 창구는 항상 열려 있다’며 시위 중단을 요청했다. 전장연이 ‘서울시 추가 장애인활동지원급여 수급자 일제점검’을 전장연을 향한 ‘표적 조사’라고 비판한 데 대해 서울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실태조사가 전장연 죽이기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며 “전장연에서 추가적인 지하철 승차 시위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시도할 경우에는 더 이상의 대화가 어렵다. 대화의 창구는 항상 열려 있으니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장애인단체 활동가들은 서울시가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이 권고한 ‘탈시설 가이드라인’에 따라 탈시설 지원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아라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상임활동가는 “서울시는 ‘유엔장애인권리협약과 탈시설 가이드라인은 권고일 뿐이기 때문에 지키지 않겠다’며 그 흐름에 따라가지 않겠다고 한다”며 “이미 서울시는 두 차례 탈시설 계획을 마련하는 동안 두 번의 거주시설 조사를 했지만, ‘시설을 나가고 싶다’고 한 장애인에게 지원계획을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어 조 활동가는 “묻기만 하고 대책은 안 세우는 서울시는 시설 거주 장애인을 희망 고문하는 것이다. 서울시는 3차 탈시설 계획을 하루빨리 발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전장연은 이날 오후 2시 서울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승강장에서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 출범 선언 및 지하철 행동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하기도 했다. 전장연은 오는 4월20일까지 지하철 4호선에서 탑승은 하지 않고 승강장에서 선전전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23일 오전 서울 지하철 시청역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관계자들이 서울 420 장애인차별철폐연대 투쟁 선포 결의대회를 열어 한 참석자가 벽면에 손팻말을 붙이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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