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관계자들이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등 보석 석방을 규탄하고 엄중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으로 인명 피해를 키운 혐의를 받는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과 송병주 전 용산서 112치안종합상황실장이 보석 석방된 후 처음으로 재판에 출석했다. 재판에 앞서 유가족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이들이 “몰염치하다”며 재판부에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10일 오후 1시 이 전 서장과 송 전 실장의 재판이 열리는 서울서부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들에 대한 보석 석방을 규탄하고 재판부의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다. 앞서 지난 6일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재판장 배성중)는 이 전 서장과 송 전 실장의 보석 청구를 인용했다. 참사 당일 이태원 일대에 인파가 몰려 사고 위험이 예견되는데도 대책을 시행하지 않아 대규모 사상자를 낸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을 받는 이들은 지난 1월18일 구속 기소된 이후 처음으로 이날 오후 2시30분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재판에 불구속 상태로 출석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대표직무대행(고 이주영씨 아버지)은 “159명의 국민이 하루아침에 별이 되어 사라져버린 이 참담하고 기가 막힌 참사에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특수본 수사로 겨우 구속 수사된 이태원 참사 책임자 6명은 모두 풀려났다”며 “불구속 상태의 재판이 이들의 죄를 가볍게 해 윗선의 책임소재를 덮어버리고, 이 참사가 별것 아닌 양 흘러가고 묻힐까 너무나 걱정되고 두렵다”고 호소했다.
양성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10·29 이태원 참사 티에프(TF)’ 변호사는 “(이 전 서장과 송 전 실장은)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하고 있고, 이제는 보석까지 신청해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됐다. 책임을 회피하기에 급급한 이들의 파렴치한 태도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국제인권법·인도법은 피해자 권리로서 진실규명뿐 아니라 책임자 처벌을 강조하고 있다. 재판부에 피고인들에 대한 신속한 재판 진행은 물론이고 엄중히 처벌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는 이태원 참사 전후 경찰 112 자서망(교신용 무선망)과 집회시위 관리를 위해 사용하는 행사망 녹취 파일 내용을 검증했다. 이 전 서장 등은 이태원 참사 2시간 전부터 무전을 청취해 이태원의 상황을 알 수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관계자들이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등 보석 석방을 규탄하고 엄중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고병찬 기자
kick@hani.co.kr 강신범 교육연수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