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2023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스카우트연맹 전북연맹 지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잼버리) 대회에서 발생한 성범죄 부실대응에 항의하며 조기 퇴영한 한국스카우트 전북연맹이 “최악의 국민 배신”이라는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의 발언에 강하게 반발했다.
김태연 전북연맹 스카우트 제900단 대장은 7일 오전 문화방송(MBC) 라디오 프로그램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국가적 배신을 했다고 저희한테 표현했는데 배신이라고 하면 저희가 배신을 받은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이렇게 말했다.
앞서 900단은 지난 2일 새벽 여성 샤워실에 타이 남성 지도자가 들어와 발각됐는데도 조직위원회가 ‘경고 조처’로 끝냈다고 비판하며 지난 6일 조기 퇴영을 결정했다. 900단에서 잼버리에 입소한 인원은 청소년 72명을 비롯해 모두 80명이다.
이를 두고 신 의원은 같은날 “전북 도민과 대한민국 국민, 그리고 전 세계인의 뒤통수를 치는 최악의 국민 배신”이라며 “우리나라를 해롭게 하는 데만 혈안인 반대한민국 카르텔의 개입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며 ‘야권 개입설’을 제기한 바 있다. 김 대장은 이러한 신 의원의 주장에 “말 같지도 않다”며 “관심(을) 안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김 대장은 “경미한 것으로 보고받았다”(공동조직위원장인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문화적 차이로 인한 사안”(최창행 조직위 사무총장)이라는 조직위 해명에도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문화적 차이라고 해서 더 화났다”며 “충분하게 영문으로 남녀 구분이 돼 있고 화살표 모양으로 돼 있고 색깔도 구분 지어 (남녀 샤워실을) 헷갈릴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김 대장은 며칠 동안 가해자 분리 조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도 지적했다. “저희가 요구한 것은 그 나라(타이)로 보내든지 놀란 아이들이 많이 있으니까 그쪽 영지를 멀리 분리해달라는 것이었는데 (조직위 쪽에서) 들어주지 않았다”며 “서브에 가서 항의했는데 돌아오는 답변은 ‘너희들끼리 그냥 112에 신고하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여성 샤워실에 들어온 타이 남성 지도자를 직접 붙잡은 조범석 전북연맹 대장도 이날 와이티엔(YTN) 라디오 프로그램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혼자 영지에 남아서 단식 투쟁하고 있다”며 “‘내가 죽어야지만 이 사실이 정말 밝혀지겠구나’라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더불어민주당도 가세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신 의원을 향해 “아마도 이분은 이런 게 2차 가해인 줄도 모르실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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