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녹색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26일 열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는 ‘위증교사 의혹’이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구속영장 발부를 가르는 ‘증거인멸’ 가능성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혐의인데다, 검찰이 녹취록이라는 물증을 현장에서 제시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대표 쪽은 ‘진실을 말해달라고 부탁한 것’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검찰은 1500쪽 분량의 의견서와 수백쪽의 프레젠테이션(PPT)을 준비했고, 이 대표 쪽은 판사 출신 변호사를 보강하면서 방어 전략을 구체화했다.
오전 10시부터 열리는 이 대표 영장실질심사에서 검찰은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를 적극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미 구속영장 청구서에 이 대표가 2018년 12월22일 증인 김아무개씨에게 전화를 걸어 특정 내용의 진술을 부탁하는 내용이라며 녹취록 전문을 공개했다.
녹취록을 보면 이 대표는 특정 취지로 증언해달라고 부탁하고, 김씨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버틴다. 통화가 끝난 뒤 이 대표 쪽에서 작성한 변론 요지서가 메신저를 통해 건네졌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영장심사 때 통화 녹음파일 재생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 쪽은 ‘위증교사 의혹’에 대해 “‘진실을 증언해달라’는 것이지 위증을 요구한 게 아니다”라고 맞서고 있다.
검찰은 ‘백현동 특혜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가 2015년 3월께 ‘성남도시개발공사가 개발 사업에 참여하면 200억원의 확정이익을 제공받는다’는 사실을 보고받고도 참여를 포기(200억원의 확정이익 포기)했다는 주장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 쪽은 “민간업자가 (공사에) 투자하는 시늉만 해도 200억원을 주겠다고 제안했을 때 받지 않은 것을 범죄라고 하는데, 오히려 받았다면 검찰이 성남에프시 사건처럼 ‘뇌물죄로 처벌하겠다’고 했을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검찰은 이 대표 쪽 해명을 재반박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영장심사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 쪽은 ‘김성태 쌍방울 회장의 진술을 믿기 힘들다’는 취지로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 쪽은 “그는 여러가지 비리 때문에 검찰에 코가 꿰여 있는 사람으로, 검찰이 원하는 대로 진술을 해줬을 가능성이 높다”고 여러차례 강조한 바 있다. 검찰은 이 대표 쪽에 한때 불리한 진술을 했던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이 대표 쪽에서 ‘회유했다’며 관련 정황을 집중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미 약 1500쪽 분량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한 상태다. 수백쪽 분량의 프레젠테이션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심사에는 ‘백현동 사건’ 등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 검사들과 ‘대북 송금 의혹’ 사건을 수사한 수원지검 검사 등 최소 6명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 대표 쪽도 기존 고검장 출신 박균택 변호사 외에 판사 출신 변호사 여러명을 보강하고, 이들과 함께 검찰 주장을 반박하는 자료를 준비했다고 한다. 이 대표 심사 결과는 이르면 26일 저녁, 늦어도 27일 새벽에는 나올 예정이다.
전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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