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오늘 영장심사…검찰, 1500쪽 의견서로 ‘총력전’

민주당 “사법부가 정치검찰에 제동 걸어야”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수원지검에 출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9일 오전 성명서를 읽으며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e-mail]

‘백현동 개발특혜’ 의혹과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아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는다.

검찰이 1500쪽 분량의 의견서를 준비해 영장 발부에 총력전을 펼치는 가운데, 민주당은 탄원서 제출과 법원 앞 촛불집회 등으로 여론전을 폈다. 제1야당 대표의 구속영장이 발부되든 기각되든 정국은 큰 격랑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피의자 심문을 하루 앞둔 25일 당원들에게 보낸 추석 편지에서 “강물은 굽이쳐도 결국 바다로 흘러간다”며 “저 이재명은 동지 여러분과 함께 정권이 파괴한 민생을 살리고 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고통도, 역경도 마다하지 않겠다. 사즉생의 각오로 국민항쟁의 맨 앞에 서겠다”고 밝혔다.

지지자들의 결집을 촉구하는 동시에, 영장실질심사 결과와 무관하게 야당의 정치지도자로서 길을 걸어가겠단 뜻을 명확히 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박찬대 공동위원장이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 심사에 대한 대책위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계파 구분 없이 한목소리로 법원에 ‘영장 기각’을 촉구했다.

친이재명계인 박찬대 최고위원은 “물증 없이, 신빙성 없는 진술에만 의존해 (이 대표를) 구속하겠다는 검찰의 태도는 인권 유린이 아무렇지 않게 자행된 독재정권 시절로 돌아가자는 퇴행”이라며 “사법부가 정치검찰의 사법파괴 행위에 제동을 걸어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이재명계인 고민정 최고위원도 “사법부만큼은 정치적 판단이 아닌 대한민국의 앞날을 위한 판단을 내려주길 부탁드린다”며 불구속 수사를 촉구했다.

민주당은 또 이날 국회의원 161명을 포함해 당원·지지자 89만4천여명이 참여한 영장 기각 탄원서를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하며 영장 기각을 압박했다. 이 대표 지지층이 주축인 민주당원비상행동은 이날 저녁에 이어 26일 아침에도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집회를 연다.

그러나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철저히 법리와 증거만을 따져야 할 영장실질심사에 대해 정치권이 집단의 힘으로 압력을 행사하는 것은 사법부의 독립성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라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이 대표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26일 밤 또는 27일 오전 판가름날 것으로 관측된다.

엄지원 기자 [e-mail] 손현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