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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검찰총장-중수부장 사상초유 정면충돌

등록 2012-11-28 22:05수정 2012-11-29 00:15

검찰, 중수부장 감찰…“김광준에 언론대응법 조언 의혹”
최 중수부장 “총장진퇴 문제로 의견 대립”…보복성 제기
검사의 뇌물수수 및 성추문 사건 이후 검찰총장 퇴진 등 검찰의 대응방안을 놓고 한상대(53·사법연수원 13기) 검찰총장과 최재경(50·사법연수원 17기)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는 등 검찰 지휘부가 사상 초유의 내홍에 휩싸였다. 한 총장이 검찰 특별수사의 사령탑인 최 중수부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하고, 최 중수부장은 이에 강하게 반발하며 맞섰다.

대검찰청 감찰본부(본부장 이준호)는 28일, 최 중수부장이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김광준(51·구속) 서울고검 검사한테 감찰 기간 중에 언론 취재 대응방법 등을 조언한 의혹이 있다며 최 중수부장에 대한 감찰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준호 감찰본부장은 “김 검사 사건을 수사중인 김수창 특임검사한테서 대검 중수부장이 감찰 기간 중 김광준 검사에게 문자메시지로 언론 취재 대응방안에 대해 조언을 하는 등의 품위손상 비위에 관한 자료를 이첩받아 감찰조사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검찰이 현직 중수부장에 대한 감찰에 나선 것도 전례를 찾기 힘들 뿐 아니라, 고위 간부에 대한 감찰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대해 최 중수부장은 “이번 검사 수뢰사건, 성추문 사건 이후 총장 진퇴 문제 등 검찰의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의견 대립이 있었고 그것이 감찰조사 착수로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검사로서 한점 부끄럼 없이 살아왔고 문제될 행동을 일체 한 바 없으므로 이번 감찰조사를 승복할 수 없고 향후 부당한 조처에는 굴하지 않고 적정하게 대응하겠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는 한 총장과 최 중수부장이 최근 총장 퇴진 및 대검 중수부 폐지 등 검찰개혁 문제를 두고 거세게 대립했고, 이번 감찰은 그에 대한 보복성 감찰의 성격이 짙다는 뜻이다. 실제 감찰본부는 특임검사팀에서 자료를 이첩받아 감찰조사에 나섰다고 밝혔으나, <한겨레> 취재 결과 한 총장이 직권으로 최 중수부장의 감찰을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 중수부장은 “문자메시지는 친구(대학 동기)인 김광준 부장이 언론보도 이전의 시점에 억울하다고 하기에 언론 해명에 관해 개인적으로 조언한 것일 뿐이고, 검사윤리규정상 문제될 바가 전혀 없다. 그 진행 과정도 총장에게 보고해 총장도 그 내용을 잘 알고 있으며, 특임검사도 수사 결과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확인한 바 있다”고 말했다.

앞서 대검 감찰본부는 지난 5일 김 검사가 유진그룹 등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비리 혐의에 대해 경찰의 내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감찰에 들어간 바 있다. 최 중수부장은 이후 서울대 법대 동기인 김 검사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검사의 비리 의혹은 지난 8일 언론에 처음 보도됐으며, 9일 특임검사가 임명돼 수사가 진행중이다.

김정필 기자 fermat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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