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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한상대-최재경, ‘중수부 폐지’ 갈등이 ‘총장 퇴진’으로 폭발

등록 2012-11-28 22:18수정 2012-11-29 00:16

한상대 검찰총장이 최재경 대검찰청 중수부장을 상대로 ‘감찰’이라는 칼을 빼들면서 검찰 조직이 사상 초유의 내분 사태를 맞았다. 10월18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참석한 한 총장(오른쪽)과 최 중수부장.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한상대 검찰총장이 최재경 대검찰청 중수부장을 상대로 ‘감찰’이라는 칼을 빼들면서 검찰 조직이 사상 초유의 내분 사태를 맞았다. 10월18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참석한 한 총장(오른쪽)과 최 중수부장.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최재경 중수부장 감찰 논란
대학동기 단순한 조언 조사
“납득하기 힘들다” 반응 많아
최근 검사들의 잇단 추문에 이어 검찰 수뇌부들끼리 정면으로 대결하는 파행이 연출되면서 검찰 조직이 걷잡을 수 없이 휘청거리고 있다. 최재경(50·사법연수원 17기)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에 대한 전격적인 감찰 착수와 관련해, 한상대(53·사법연수원 13기) 검찰총장이 총장 진퇴 문제와 중수부 폐지 등 검찰개혁 방안을 둘러싸고 자신과 갈등을 빚은 최 중수부장을 겨냥해 감찰이라는 ‘칼’을 꺼내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검찰청 감찰본부(본부장 이준호)가 최재경 중수부장의 감찰에 나서면서 밝힌 이유는 ‘품위 손상’이다. 최 부장이 특임검사팀 수사를 받고 있는 김광준(51·구속) 서울고검 검사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언론 취재 대응방법’을 조언했는데, 이런 ‘조언’이 검사로서 품위를 손상했다는 것이다. 감찰본부 설명대로라면, 지난 5일 김 검사에 대한 감찰에 나선 이후부터 9일 특임검사 지명 전까지 최 중수부장이 해당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최 부장과 김 검사는 서울대 법대 81학번 동기로 학창 시절부터 친분이 있었고, 이런 관계 때문에 친구로서 도움말을 전했던 것으로 짐작된다.

하지만 검찰 내부에선 은밀한 수사 정보를 전달한 것도 아니고 단순히 언론 대응 방법을 문자메시지로 전달한 것을 두고 감찰에 나선 것은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많다. 한 검찰 관계자는 “특임검사팀에서 감찰 자료를 넘겨받은 직후, 감찰본부가 본인에 대한 조사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평검사도 아닌 최 중수부장의 감찰 자료를 순순히 공개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 부장 역시 김 검사에 대한 조언 사실을 총장에게 미리 보고했기 때문에 총장도 내용을 잘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검찰 내부에선 감찰 착수의 밑바탕에는 ‘중수부 폐지’ 문제로 최근 빚어진 한 총장과 최 중수부장의 ‘불화설’이 자리잡고 있다는 해석이 많다.

한 총장은 최근 검사들의 잇따른 비리로 외부에서 빗발치는 검찰개혁 요구와 관련해 오는 30일 자체적으로 마련한 검찰개혁안을 포함해 사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개혁안의 초안에는 ‘중수부 폐지’가 담겨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부장은 이에 한 총장에게 중수부 폐지 불가론으로 맞서며 심각한 갈등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 부장으로선 한 총장이 ‘총장 사퇴론’을 진화하고 검찰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국면 전환용으로 중수부를 폐지하려 한다는 불만을 표시했던 것으로 보인다. 최 부장도 “최근 총장 진퇴 문제 등 검찰의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의견 대립이 있었던 게 감찰조사 착수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상대 총장이 총장 임기를 ‘연명’하려고 최재경 중수부장을 찍어내려는 듯한 양상이 전개되면서 검찰 내부에선 한 총장에 대해 격앙된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 외부에서 터져나오는 한 총장 사퇴론의 동력이 검찰 내부로 옮겨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최 중수부장에 대한 느닷없는 감찰을 보면 한 총장이 검찰개혁과 관련해 구상한 방안 중 우선 버릴 수 있는 카드로 중수부를 선택한 것 같다. 조직 구성원을 충분히 설득하지 못하고 이런 방식으로 찍어 누르는 것은 오히려 내부 반발만 키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필 기자 fermat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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