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앞두고 단체들 공동회견
“우리와 함께 울고, 함께 기도해 주십시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이 9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시민사회·노동·장애인 단체들이 공동 기자회견에서 ‘교황에 드리는 편지’를 발표하고 교황이 농성장을 방문해줄 것을 요청했다. 회견장에는 “프란치스코 교황님, 낮은 데로 임하소서”라는 문구의 펼침막이 걸렸다.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와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폐지 공동행동, 희망연대노조, 케이블방송통신 공동대책위원회, 민주노총은 편지에서 “우리 중 일부는 사랑하는 가족을 잃었고, 일부는 장애가 있다. 일터에서 쫓겨나기도 했다. 희망이 들어설 틈이 없어 절망하고 있는 저희에게 손을 내밀어 달라”고 호소했다. 또 이들은 “교황께서 이곳 광화문광장에서 미사를 집전하기 이전에 우리가 이 땅에서 받고 있는 고통에 먼저 귀 기울여 주시기를 간구한다”고 밝혔다.
최진미 세월호 국민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은 “세월호 유가족들이 원하는 것은 특별법 제정으로 이번 참사의 책임을 명확하게 가려달라는 것, 그리고 다시는 이런 고통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달라는 것뿐이다. 교황이 이곳을 방문해 가족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희망의 말씀을 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평등, 평화, 사랑을 말씀하고 실천해온 교황이 광화문 현장을 방문하고 연대와 위로의 메시지를 밝히는 것은 정의로운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종탁 희망연대노조 위원장은 “낮은 데로 임하겠다는 교황의 말씀이 노동자, 세월호 유가족 그리고 장애인들의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호균 기자 ukno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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