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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최저임금 1만원, 청년엔 생존의 문제”

등록 2016-03-11 19:11수정 2016-03-20 21:03

김보미 서울대 총학생회장. 사진 최우리 기자
김보미 서울대 총학생회장. 사진 최우리 기자
대학생-청년 공동행동 릴레이 인터뷰 ③
20대 총선, 청년이 말한다


김보미 서울대 총학생회장
“아르바이트 가는 거 뻔히 아는데, ‘집회에 나와라’ ‘투표해라’ ‘놀자’는 말 쉽게 못 하죠.”

‘알바 간다’는 말은 힘이 세다. 단순 용돈벌이가 아니라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어야 생존이 가능한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어서다. 지난 10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학생회관에서 만난 김보미(24·소비자아동학부) 총학생회장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하라’고 요구하는 건, “그 정도는 돼야 먹고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어떤 학생들에게 ‘알바’와 ‘생존’은 같은 의미다.

김씨의 한 대학 친구는 졸업을 앞둔 4학년이지만 주말 저녁 7시부터 새벽 2시까지 학교 앞 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야근수당 따로 없이 최저시급(6030원)보다 1000원가량 많은 시급 7000원을 받는다. 그래 봐야 한 달에 40만원이 채 안 된다. 교통비·통신비 등을 내고 생활비로 쓰면 끝이다. 월세도 따로 벌어야 하니 또다른 알바를 하거나 부모님께 용돈을 받지 않고선 살 수가 없다. 서울연구원의 ‘서울시 거주 대학생의 주거비 부담능력’ 자료를 보면, 한 달 식비·교통비·통신비 합계 평균이 38만원(2013년 기준)이다.

여기에 평균 집세 50만원(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2014년 기준)과 등록금 55만원(한국대학교육협의회, 2014년 기준, 1개월치로 환산한 금액)을 더하면 한 달에 최소 143만원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아르바이트를 해도 부모로부터의 ‘경제적 독립’은 꿈꾸기 어렵다.

대학생 한달 최소 143만원 필요
“동아리 활동·교환학생·어학 공부…
알바 탓 포기하면 건강사회 아냐”

저성장 시대를 맞은 세계 주요 국가들은 최저임금이 경제적 약자의 삶을 지탱할 수 있는 보루라고 인식하고 있다. 미국은 올해부터 최저임금을 10.10달러(약 1만2000원)로 인상하기로 했다. 독일은 최저임금 제도를 새로 도입하면서 시급 8.5유로(약 1만1900원)로 결정했다. 일본 정부도 전국 최저임금 평균을 1000엔(약 1만500원)까지 올려 불안정·장시간 임금 노동자의 삶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꿔가고 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노동시간이 가장 긴 나라다. 장시간 노동의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저임금이다. 이는 청년과 학생의 삶의 문제이기도 하다.

김씨는 자신을 포함한 20대 초·중반 대학생들이 ‘알바’를 덜 할 수 있길 바란다. 대신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자신을 찾아가는 시간을 보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간과 돈을 바꾸면서 눈물짓는 20대 시절이 미래를 보장해주지 않는 세상이란 걸 잘 알고 있다. “알바비 받으면 한번쯤은 비싸고 맛있는 음식도 먹어보고 싶고 친구들이랑 술도 한잔 할 수 있어야죠. 동아리 활동이나 교환학생 프로그램 신청이나 어학 공부도 알바 때문에 포기하지 않았으면 하고요. 청년들이 할 수 있는 걸 못 하고 돈 버느라 시간을 흘려보내면 그 사회는 건강한 사회가 아니지 않나요?” 김씨가 되물었다.

김씨는 총선을 앞둔 지금이야말로 청년·대학생의 진짜 목소리를 정치권에 전할 수 있는 때라고 믿는다. “청년이 정치에 무관심한 이유는 그만큼 정치가 청년이 느끼는 삶의 문제와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에요. 최저임금 1만원은 아르바이트가 일상인 대학생·청년의 삶과 직결되기 때문에 정치권에 꼭 요구하고 싶어요.”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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